1년 새 2조→5조 '쑥'…액티브 ETF 전성시대, 수익률도 앞섰다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2.05.2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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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 ETF 본격 개막 1년]①신규상장 ETF 40%가 액티브…하락장서 '알파' 전략 주목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액티브 ETF(상장지수펀드) 전성시대다. 순자산 규모는 1년 새 2조원에서 5조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장한 ETF 중 40%를 액티브 ETF가 차지했다.



수익률에서도 기초지수 대비 웃도는 성과를 보이면서 액티브 ETF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커진다. 불안한 시장이 이어질수록 알파(초과수익)를 찾으려는 투자자들이 성과가 좋은 액티브 ETF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액티브 ETF 1년 새 2조→5조 급성장
액티브 ETF란 기초지수 대비 초과 수익률 달성을 목표로 운용하는 ETF다. 기존의 주류 ETF인 패시브 ETF는 기초지수의 구성 종목과 수익률을 그대로 따라하기 때문에 초과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 액티브 ETF는 펀드매니저가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종목을 선정하고 비중을 조절, 시장보다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2002년 우리나라에 ETF가 처음 도입된 이후 ETF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시장의 갈증은 언제나 '알파'에 있었다. '사람은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ETF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단순히 지수를 추종하는 것을 넘어 시장을 이길 수 있는 전략에 대한 목마름이 컸다.

시장의 수요가 커지자 금융당국도 규제 개선에 나섰다. 2017년6월 채권형 액티브 ETF가 국내에서 처음 출시됐다. 2020년 9월에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첫 주식형 액티브 ETF인 'KODEX 혁신기술테마액티브 (13,710원 ▲10 +0.07%)'와 'TIGER AI코리아그로스액티브 (13,140원 0.00%)'를 각각 시장에 내놨다. 지난해 5월에는 8종의 주식형 액티브 ETF가 동시 상장하면서 본격적인 액티브 ETF 시대가 열렸다.

이후 1년 동안 액티브 ETF 시장은 급성장했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액티브 ETF의 순자산총액은 이달초 기준5조2417억원이다. 지난해 5월 기준 2조899억원과 비교하면 1년새 150%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ETF 시장이 57조7846억원에서 73조7000억원으로 27.5%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폭증세다.


액티브 ETF 출시 비중도 커졌다. 전체 ETF 시장에서 액티브 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7%다. 올해만 놓고 보면 신규 상장 ETF(1조5456억원) 중 43.8%(6778억원)가 액티브 ETF가 차지했다.

유형도 다양해졌다. 초기에는 증시 테마였던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나 전기차 테마 위주였던 반면 지금은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 기후변화, MZ(1980~2000년대생) 소비, AI(인공지능) 등 다양한 테마와 전략의 액티브 ETF들이 선보이고 있다.

시장 수익률 초과 달성…하락장에도 선방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시장 수익률 초과를 목표로 하는 ETF답게 실제 성과도 시장을 이기는 경우가 많았다. 주식형 액티브 ETF 36종의 상장 이후 현재(5월 20일)까지 누적 수익률은 마이너스 9.61%다. 절대 수익률은 좋지 않지만 같은 기간 기초지수가 11.92%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2.3%포인트 초과 수익률을 달성했다.

국내 대표지수인 코스피와 코스피200을 기초지수로 하는 액티브 ETF는 7종 중 6종이 초과 수익을 달성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혁신기술테마액티브'는 2020년 9월29일 상장 이후 현재까지 누적 수익률은 20.34%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13.38%)를 앞질렀다. 같은 날 상장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AI코리아그로스액티브' 역시 19.39%의 수익률로 시장 수익률을 웃돌았다.

친환경 자동차 테마로 출시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친환경자동차밸류체인액티브 (12,160원 ▼165 -1.34%)'의 경우 기초지수는 누적 마이너스 7.57%를 기록했지만 ETF의 수익률은 4.56%로 12.13%포인트 더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중소 자산운용사들의 성과도 눈에 띈다. 상장 이후 기초지수 대비 초과 수익률이 가장 높은 ETF는 타임폴리오의 'TIMEFOLIO BBIG액티브 (8,225원 ▼60 -0.72%)'다. 누적 수익률은 마이너스 13.32%지만 기초지수 대비로는 20.41%포인트 초과 성과다. 'TIMEFOLIO Kstock액티브 (9,620원 ▲45 +0.47%)' 역시 기초지수보다 7.5%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존리 대표가 이끄는 메리츠자산운용의 'MASTER 스마트커머스액티브 (7,045원 ▼30 -0.42%)'와 강방천 대표의 에셋플러스가 출시한 '에셋플러스 코리아플랫폼액티브 (6,940원 ▲20 +0.29%)'도 각각 7%포인트, 4%포인트 초과 수익률를 기록했다.

시장 분석과 운용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초지수와 종목 구성을 차별화한 것이 초과 수익을 거둔 비결이다. KODEX 혁신기술테마액티브의 경우 코스피를 기초지수로 하지만 그 중에서도 4차산업 혁신기술 특허를 보유한 기업 위주로 포트폴리오 비중을 늘렸다.

현재 구성 비중을 보면 LG화학 비중이 3.96%로 코스피 대비 2배 이상 높다. 최근 주가가 꾸준한 KT는 2.2%를 담고 있어 0.5% 뿐인 코스피보다 비중이 크다.

TIGER AI코리아그로스액티브는 AI 알고리즘 모델을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기초지수인 코스피 종목 위주로 투자하되 그 중에서도 AI 분석 결과 주가 상승 기회가 더 높다고 판단되는 기업의 비중을 더 늘린다. 이런 방법으로 매월 종목 비중을 조절하면서 시장 수익률 초과 달성에 성공했다.

유동성 줄어드는데…'알파' 전략 주목

초과 수익률을 추구한다는 점은 양날의 검이다. 그만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시장 수익률을 하회하는 성과로 실망감이 더 커질 수 있다.

펀드매니저의 역량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나기 때문에 액티브 ETF마다 수익률 편차가 크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자산운용사의 투자 전략이 시장 상황에 맞아 떨어지면 유효한 성과를 얻을 수 있지만 시장은 언제나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최근 시장이 액티브 ETF에 주목하는 이유는 시장 상황이 이전과 달라졌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현재까지는 유동성이 지배하는 시장이었다. 시장에 풀린 막대한 자금이 패시브 ETF로 몰리면서 액티브 ETF는 상대적으로 조명을 받지 못했다.

반대로 지금은 유동성이 축소되는 구간이다. 패시브에 몰렸던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알파를 달성하기 위한 종목 선정과 포트폴리오 구성 능력은 더 중요해 질 수밖에 없다.

조상준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본부 부장은 "꾸준하게 초과 수익을 내 오고 있는 액티브 ETF는 반등장에서 분명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며 "풍부한 노하우를 보유한 펀드매니저와 투자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액티브 ETF는 장기적으로도 초과 수익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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