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로셔츠 한장에 페트병 12개" 토종 아웃도어, 친환경 앞선다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2.05.22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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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원사를 활용한 블랙야크 'M인피니움GTX아노락'과 '343 피치(PITCH) GTX'/사진=블랙야크국내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원사를 활용한 블랙야크 'M인피니움GTX아노락'과 '343 피치(PITCH) GTX'/사진=블랙야크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친환경 제품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른 더위에 기상 이변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데다 야외활동을 권장하는 브랜드의 특성상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이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22일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재활용 섬유 시장은 50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앞으로 5년간 연평균 2.6% 성장해 2027년까지 58억60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수년간 기상이변이 잇따르면서 컨셔스 패션(양심적 패션)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우리나라 아웃도어 업체들도 앞다퉈 친환경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선두에 선 것은 블랙야크다. 블랙야크는 올해 친환경소재 비중을 40%까지 늘린다. 지난해 가을·겨울 시즌 30%에 이어 10%포인트 더 확대한다. 세계적인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의 올해 봄 시즌 제품의 재활용 소재 비중이 88%, 나이키의 지난해 연간 폴리에스터 사용량 중 재활용 소재 비중이 38%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수치다.

블랙야크는 특히 티케이케미칼과 손잡고 국내에서 수거한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해 원사를 만든다. 원유를 기반으로 하는 화학섬유와 달리 재활용 소재들은 원사를 만들 재료를 수급하는 것부터가 일이다. 블랙야크는 서울시 8개 자치구, 강릉시, 삼척시 등 지자체뿐 아니라 SK하이닉스, 포스코 등 대기업과 협약을 맺고 투명 페트병을 수거한다. 블랙야크는 티셔츠, 재킷, 패딩, 바지 등 전 품종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도 브랜드 론칭 50주년이 되는 내년까지 전체 상품 중 50%에 친환경 소재를 사용할 계획이다. 코오롱스포츠는 리사이클 나일론 소재인 '코오롱 나일론'을 개발, 상품 일부에 적용해 출시 중이다. 올해는 1~2년차 재고를 업사이클링해 '코오롱스포츠 리버스' 라인도 강조한다. 리버스는 바지를 새롭게 디자인해 크롭 디자인의 아우터로 만드는 등 폐기될 뻔한 제품을 새 제품으로 만든 것이다.

코오롱스포츠는 옷 뿐 아니라 옷걸이, 마네킹도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다. 매장에 따라 옷걸이는 250~500개가 사용되는데 대부분 폴리우레탄 코팅이 돼 있어 코팅이 벗겨지면 끈끈함 탓에 사용할 수 없었다. 코오롱스포츠가 옥수수 전분 추출물로 만든 친환경 옷걸이는 매립 후 약 180일 정도면 생분해 된다. 보통 1년으로 사용 수명이 짧은 마네킹도 톱밥을 활용해 만든다.
네파 그린마인드/사진=네파네파 그린마인드/사진=네파
네파는 올해부터 일반 제품 대비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물 사용량, 탄소 배출량을 줄인 제품에 '그린마인드'를 붙였다. 그린마인드 제품은 △해양에서 수거한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원사 △옥수수 추출물로 탄소를 화학섬유 대비 30% 감축한 원사 △미생물로 분해 가능한 원사 등을 사용한다. 네파 측은 "대표 제품인 그린마인드 폴로 티셔츠의 경우 텍에 옷을 만드는 데 사용된 재활용 페트병 개수(11~12개)를 기입해 소비자들이 직관적으로 환경 기여도를 알 수 있게 했다"며 "환경적 가치를 강조하는 제품들을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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