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불륜 잡으려 현관 부쉈더니 '벌금형'…내가 사는 집인데 왜?

머니투데이 성시호 기자 2022.05.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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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L] 현관문 부숴 '재물손괴', 불륜남·아내 때려 '폭행'

/사진=뉴스1/사진=뉴스1


불륜 현장을 잡아내기 위해 거주지 현관문을 망치로 깨고 들어간 뒤 상대방을 두들겨 팬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0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형사27단독 선민정 판사는 재물손괴 및 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50대 남성 A씨에게 지난 13일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20년 12월19일 새벽 3시쯤 서울 동작구 자신이 살던 집 현관문 앞에 들어섰다. 그는 열쇠수리공·지인·경찰관을 대동하고 있었다.



뒤이어 A씨는 미리 준비한 망치로 현관 유리문을 부쉈다. 아내가 다른 남자와 함께 집에 있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A씨는 아내와 함께 있던 남성 B씨를 발견했다. A씨는 B씨를 가격하던 도중 아내가 이를 말리자 아내까지 폭행했다.



법정에서 A씨와 변호인은 "깨뜨린 현관 유리문이 A씨의 집 현관문이므로 재물손괴죄의 조건인 '타인 소유의 재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회통념에 비춰볼 때 동기나 목적이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현관 유리문이 아내의 오빠가 소유한 건물에 부착된 물건이었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이어 "부부가 함께 거주하던 곳이라고 하더라도 A씨의 단독 소유가 아닌 아내와 공동으로 소유하는 물건에 불과하다"며 "현관문이 공유자 상호간에는 '타인의 재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A씨는 외도의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건물 내에 몰래 CCTV를 설치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를 언급하며 현관문을 부순 행위가 "불가피한 수단이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A씨는 16일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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