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믿을 건 '큰 형님'뿐?…급락장 속 '6만전자' 진가 나왔다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2022.05.22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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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헌정 디자이너/사진=최헌정 디자이너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점차 커지면서 증시가 얼어붙은 가운데 국내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평가) 부담이 적은 국내 대형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면서도 종목별 이점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급락장 속 '탄탄한' 대형株…'6만 전자' 의외로 '버틴다'
최근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가 시장을 짓누르면서 글로벌 증시가 하락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국내 증시에 상장된 대형주는 비교적 굳건하다는 평이 나온다.



20일 코스피 시장에서 대형주 종목은 전 거래일 보다 50.00포인트(1.97%) 오른 2594.06에 마감했다. 이날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1.23%, 0.84% 올랐다. 코스피 지수는 1.81%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도 코스피 상장 대형주는 중형이나 소형주 대비 비교적 적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코스피 대형주는 1.20% 내리면서 중형주(-3.94%)와 소형주(-5.47%) 보다 주가가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79% 빠졌다.



올해 1분기에 세운 견고한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가 상대적으로 탄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례로 지난달 연이어 신저가를 기록해 '6만 전자'가 된 삼성전자 (77,100원 ▼1,500 -1.91%)는 최근 급락장 속에서는 상대적으로 주가가 견고한데 이 뒤에는 '77조원'라는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가 1.79% 내릴 때 삼성전자는 1.04% 올랐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의 하락폭 대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는데 그만큼 국내 증시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일 것"이라며 "추가 변동성을 경계해야겠지만 자동차와 전기·전자, 소재와 에너지 등 실적 개선 업종에 대해서는 관심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역시 믿을 건 '큰 형님'뿐?…급락장 속 '6만전자' 진가 나왔다
반면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거둔 NAVER (182,100원 ▼1,600 -0.87%)(네이버), 카카오 (47,700원 ▼400 -0.83%) 등은 급락세를 보였다. 이달 들어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2.14%, 4.93% 내렸다. 연초 주가와 비교하면 각각 26.9%, 27.5% 떨어졌다. 두 기업은 실적 대비 밸류에이션이 높은 국내 대표 성장주다.


아울러 원화 약세 국면이라는 점도 대형주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내수시장 그리 강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최근 1300원 문턱까지 갔던 고환율 수혜를 보는 수출주를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화 자산이 상대적으로 매력이 생기면서 채권과 함께 수출 대형주 수요가 높아졌다"며 "삼성전자나 현대차 (250,500원 ▼2,000 -0.79%)처럼 환율과 연동되는 종목을 선택하면 지수가 빠질 때는 상대적으로 덜 빠지고 반등할 땐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윤석열 정부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대기업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돼 대형주에 유리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하반기에 발표할 예정인 세법개정안에 법인세 인하 방안을 포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박소연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윤석열 정부는 법인세를 인하하겠다는 방침이라 친(親)기업 방향"이라며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미국보다 견조한 것은 상대적으로 고밸류 성장주 비중이 적어서이기도 하지만 이런 정책적 결도 작용한 듯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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