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이 '픽'한 이 업종…전문가도 "하락장 속 대피처"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2.05.2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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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C) 로이터=뉴스1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C) 로이터=뉴스1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시 에너지 업종이 대피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러시아발 전쟁 장기화로 약세장이 전망되는 가운데 에너지주 만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20일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S&P에너지(합성) (15,480원 ▲100 +0.65%)' ETF는 전 거래일 대비 175원(1.44%) 내린 1만2020원에 장을 마감했다. 올해 들어서만 54.50% 오르며 전체 ETF 중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지난 18일 장중 한때 1만256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상승률 2위와 3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원유선물Enhanced(H) (4,815원 ▲65 +1.37%)', 삼성자산운용의 'KODEX WTI원유선물(H) (16,180원 ▲215 +1.35%)' ETF로 역시 에너지 관련주였다. 각각 53.55%, 52.55%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에너지주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시작한 지난 2월 말 원자재 가격 급등에 힘 입어 급등세를 보여왔다.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16% 하락할 동안 석유·셰일 기업 옥시덴탈 패트롤리엄과 정유셰 셰브론 주가는 각각 134%, 47% 올랐다.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워런 버핏도 최근 폭락장 속 에너지주를 대거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주 옥시덴탈 페트롤리엄 주식 90만1768주를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버크셔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기 전인 지난 2월부터 옥시덴탈 주식을 사들였다. 3월 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문건을 통해 이 주식을 9120만주 보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꾸준한 매수세로 옥시덴탈은 버크셔의 10대 보유 종목 중 하나가 됐다.

미국 IB(투자은행) 업계에서도 에너지 업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내고 미국 증시 급락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에너지주 투자가 가장 유망하다고 분석했다. 향후 미국 경제 성장률은 떨어지고 물가 상승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사비타 서브라마니안은 BoA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미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미국이 스태그플레이션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의 1970년 후반부터 1980년 초반 사이 나타난 스태그플레이션이 재현될 경우 미국 증시가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S&P500 지수는 18.4% 하락해 3200선까지 급락한다는 설명이다.

서브라마니안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 섹터만 유일하게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며 "올해 S&P500 섹터 가운데 유일하게 45% 가까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올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상승해 에너지 업종이 큰 수혜를 봤고 전쟁과 인플레이션 상황이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향후에도 에너지 업종의 수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전술적 분석 결과에서도 에너지 업종이 11개월째 유망 업종 1위를 유지했다"며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안정성이 보장되고 있는 에너지 업종으로 대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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