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아니라 다행"…장승화 공정위원장설에 공정위 '안도'

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2022.05.1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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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2.05.19.[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2.05.19.


새 정부 초대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에 판사 출신의 장승화 현 무역위원회 위원장(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자 공정위는 내부적으로 가슴으로 쓸어내리는 분위기다. 우려했던 검사 출신 공정위원장과의 '불편한 동거'를 피하게 됐다는 점에서다. 장 위원장의 경륜에 대해서도 공정위 직원들은 대체로 높이 평가했다.

19일 대통령실과 정부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조만간 장승화 무역위원회 위원장을 공정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소식을 접한 공정위 직원들은 우선 장 위원장의 '다양한 경력'에 주목했다. 장 위원장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 서울대 교수를 거쳐 지난 2019년부터 무역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12~2016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 상임 재판관을 지냈다.

장 위원장이 공정위원장에 임명될 경우 1981년 공정위 출범 이래 최초의 판사 출신 위원장이 된다. 윤 대통령은 일찌감치 '판사 출신' 공정위원장 지명을 염두에 두고 후보군을 물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검사 출신이라 법조인에 대한 신뢰가 크고, 잇달아 경제학자 출신을 공정위원장에 임명한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가 1심 역할을 하는 준사법기관이고 심의가 공정위원장의 핵심 역할이라는 점에서 판사 출신은 환영할만 하다"며 "장 위원장이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만큼 조직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승화 무역위원회 위원장/사진=산업통상자원부장승화 무역위원회 위원장/사진=산업통상자원부
장 위원장이 검사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공정위 내에선 다행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검찰과 공정위는 전속고발제 유지 필요성 등을 두고 오랜기간 신경전을 벌여왔다. 전속고발제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등 위반 사건에서 공정위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 기소가 가능하도록 한 제도다. 지난 2018년에는 검찰이 재취업 비리 혐의로 당시 공정위 직원 12명을 기소하는 등 양 기관 간 악연이 계속됐다. 공정위 안팎에선 윤 대통령이 검사 출신을 공정위원장에 지명할 경우 논란이 커질 것을 고려해 일부러 판사 출신을 물색해온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일부 공정위 직원들은 장 위원장의 '전문성'에도 주목했다. 장 위원장은 서울대에서 국제경제법·국제거래법을 전공으로 강의해왔고 현재 무역위원회를 이끌고 있어 국제통상 부문에 정통한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장 위원장은 미국 하버드대에서 독점금지법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공정거래 관련 다양한 논문을 발표하는 등 공정위 관련 분야에도 조예가 깊은 것으로 평가된다. 공정거래 분야와 관련한 장 위원장의 논문으로는 △무역과 경쟁법(1999년) △독점금지법상 금지청구와 손해배상청구(2001년) △공정거래법상 '끼워팔기'의 위법성 판단기준(2004년) 등이 있다.


또 다른 공정위 관계자는 "장 위원장이 과거 공정위 관련 연구용역을 수행하는 등 공정거래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인정받는 것으로 안다"며 "이 때문에 과거에도 종종 공정위원장 후보로 거론돼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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