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공포 '성큼'?…증권가 "삼전·현대차 등 '대형수출주' 기회"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2022.05.1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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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공포가 성큼 다가오면서 미국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코스피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증권가에선 인플레이션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하락 국면을 단기간에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美 증시 '급락'에 코스피도 ↓…인플레이션 공포 '성큼'
19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33.64포인트(1.28%) 내린 2592.34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2% 넘게 떨어지던 낙폭이 오후 들어 줄어들었지만 결국 26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보다 7.77포인트(0.89%) 떨어진 863.80에 마감했다.



미국 증시 급락의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1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3.57%), S&P500지수(-4.04%), 나스닥지수(-4.73%)는 모두 폭락했다.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이 줄줄이 부진한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 증시는 크게 흔들렸다. 물가 상승으로 기업들이 부담하는 물류비와 인건비 등 비용이 늘어나 기업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킨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이날 미 유통업체 타겟은 하루 만에 주가가 25%가량 폭락했다. 전날 어닝 쇼크로 주가가 11% 넘게 빠진 월마트는 이날도 6% 이상 빠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인플레이션이 경제 전반에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기업 실적과 가계 구매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하고 있다"며 "타겟의 주가 폭락도 인건비 증가 등 비용 부담 심화 및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 둔화를 실제 수치 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들에 대한 가격 전가를 시행했던 경기 소비재 업종들의 수익성 악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 가운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준의 금리 인상이 경기 냉각 혹은 침체까지 유발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재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 "국내 증시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인플레이션 이슈가 우리나라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단기 반등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이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인플레이션→금리 인상→기업 비용 증가→기업 이익 감소'라는 일련의 과정은 예견됐으나 이후 기업 이익을 늘릴 방법인 가격 전가 여부는 업종별로 다른 만큼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며 "경기 하드랜딩(hard landing·경착륙)에 대한 우려는 계속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것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추가적인 지수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향후 인플레이션이 피크아웃(정점 통과) 하더라도 서비스 물가 상승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물가가 유지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부각시키는 만큼 국내 증시는 2530~2800대라는 박스권을 횡보하는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지금의 약세 국면을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간밤 미국 폭락세는 수요를 약화시켜서라도 인플레이션을 잡고 싶어 하는 연준의 의도가 성공한 것"이라며 "미국은 경제를 망가뜨리려는 게 아니라 경제를 약하게 만들어서라도 물가를 잡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경제가 완전히 망가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금융위기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또 미국 증시가 빠져도 한국은 상대적으로 덜 빠져 지수 하단은 2570선이라고 본다"고 했다.

윤 센터장은 "원화 자산이 상대적으로 매력이 생기면서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현대차 (235,000원 ▲4,000 +1.73%) 등 환율과 연동되는 수출 대형주에 호재인 만큼 현 시점을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면서도 "반면 성장주는 밸류에이션이 비싼 만큼 앞으로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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