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북미 웹툰·웹소설 자회사 합병...스토리IP로 시너지

머니투데이 배한님 기자 2022.05.1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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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IP 사업 역량 강화·시너지 창출
지난 18일 이사회 결의…오는 8월 1일 합병기일 목표
김창원 대표 새 합병법인 대표 맡아
플랫폼 통합은 "당분간 계획 없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북미에서 웹툰·웹소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자회사 타파스와 래디쉬를 합병한다. 10만명에 달하는 북미 현지 창작자가 쏟아내는 '스토리 IP(지식재산권)'를 유기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최근 콘텐츠 경쟁이 심화하는 북미 시장에 한층 더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포부다. 합병 이후에도 각 플랫폼 서비스는 독립적으로 운영될 계획이며, 플랫폼 통합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부터)카카오엔터테인먼트·타파스·래디쉬 로고/사진카카오(왼쪽부터)카카오엔터테인먼트·타파스·래디쉬 로고/사진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8일 이사회에서 북미 웹툰 플랫폼 자회사 '타파스 미디어'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미디어'를 합병을 최종 결의했다고 19일 밝혔다. 합병은 래디쉬가 존속법인으로 남고 타파스 미디어를 흡수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새 합병법인 대표(CEO)는 타파스의 김창원 대표가 맡는다. 양사는 오는 8월 1일을 합병기일 목표로 정하고 합병 법인명 결정 등 상세 합병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합병 비율은 1:18로 책정됐다.



두 회사는 합쳐지지만 각 플랫폼은 독립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웹툰 플랫폼인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인 래디쉬, 그리고 지난해 래디쉬가 인수한 우시아월드까지 3개 플랫폼을 지금처럼 독자적으로 서비스한다. 국내에서 운영 중인 카카오페이지처럼 웹툰과 웹소설 플랫폼을 통합 운영할 계획은 당분간 없다는 것이다. 이는 플랫폼별로 확실한 개성과 타깃층 등 강점을 살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래디쉬는 여성 타깃을 중점적으로 운영해왔고, 우시아월드는 사용자의 95%가 남성이다"며 "다 가지고 있는 장점과 차별성이 있어 이것을 합치려는 계획은 당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합병법인 출범으로 북미 시장에서의 IP 밸류체인을 강화하고 원천 IP의 활용성을 넓힐 계획이다. '나 혼자만 레벨업'·'템빨'·'사내 맞선' 등 인기 웹소설을 웹툰으로 제작하는 '노블코믹스 시스템'을 북미 시장에 정착시키겠다는 포부다.

합병법인이 보유한 IP를 영상과 게임, 애니메이션 등 전통적인 콘텐츠 분야뿐만 아니라 북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 중인 오디오 콘텐츠·메타버스·NFT(대체불가능토큰) 등 신규 콘텐츠 분야로까지 확장하는 데에도 힘쓸 전망이다. 래디쉬가 올해 중순부터 주요 작품의 오디오북을 선보이는 거나, 타파스가 미국 최대 에이전시인 CAA(Creative Artists Agency)와 파트너십을 맺은 것도 이 일환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북미에서도 제2의 '이태원 클라쓰'·'사내 맞선'·'경이로운 소문' 등과 같은 강력한 히트 IP 사례를 발굴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며 "영상화 과정에는 디즈니·DC 코믹스·워너 브라더스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 출신 타파스·래디쉬 크루들의 오랜 노하우가 두루 녹아든다"고 말했다.


이진수 카카오엔터네인먼트 대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북미 '삼각 편대'였던 타파스와 래디쉬, 우시아월드의 독보적 IP 역량과 글로벌에서 강력한 파워를 입증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한국 IP가 결합해 강력한 'IP 파이프라인'을 구축, 이를 통해 지속적인 IP 성공사례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이번 합병이 북미 사업 성장을 가속하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3년 내 글로벌 거래액 3배 성장, 북미 거래액 5000억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가시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창원 합병법인 대표도 "북미 시장에서 타파스, 래디쉬, 우시아월드가 쌓아 올린 독보적 스토리 자산을 활용해 콘텐츠 혁신을 거듭하고, 전 장르를 아우르는 IP로 북미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 리더가 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합병은 카카오 공동체가 추진 중인 계열사 통폐합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수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공동 센터장이 지난달 6일 기자간담회에서 "시너지를 위해 계열사 통폐합, 흡수 합병도 고려하고 있다"며 "올해 연말 기준 지금보다는 30~40개 계열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계열사를 문어발식으로 늘린다는 외부 지적을 수용한 것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해외 기업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이라 해당 이슈와는 큰 연관성은 없다" 고 선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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