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사진=뉴스1
권 대표가 리트윗한 게시물에서 해당 계정은 "잿더미에서 일어나 열반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우리는 테라 2.0 생태계에 최초·최고의 DEX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알리게 돼 황홀하다"고 적혀 있다. 이외에도 권 대표는 '테라 2.0'을 지지한 프로젝트들을 다수 리트윗하며 테라 재건 강행 의사를 드러냈다.
/사진=피닉스 파이낸스 트위터 캡처
제안 관련 거버넌스 투표는 18일 오후 테라 블록체인 지갑 플랫폼 '테라 스테이션'에 올라왔다. 투표는 블록체인상 거래 과정을 확인하는 역할의 검증인(Validator)을 대상으로 오는 25일까지 진행된다. 특히 중요한 사안을 두고 표결에 부칠 때는 검증인을 중심으로 투표가 진행된다. 19일 오전 11시20분 기준 투표율은 33.42%(1억2588만8786표), 이 중 87.47%(1억1011만975표)가 테라 생태계 재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표결 결과 정족수를 만족하고 찬성표가 더 많을 경우 오는 27일부터 하드포크 네트워크 작업이 진행된다.
이는 모든 테라 커뮤니티 회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투표와는 전혀 다른 결과다. 압도적으로 반대표를 던진 '테라 개미'들의 의견은 사실상 반영되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앞서 테라 리서치 포럼의 한 회원은 지난 17일 테라 블록체인의 하드포크 찬반 투표를 진행, 19일 오전 11시20분 기준 투표에 참여한 6878명 중 92%가 반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해당 투표에는 루나·테라 코인 보유 여부와 관계 없이 가입만 돼 있으면 누구나 투표 참여가 가능하다.
19일 오전 11시20분 기준 투표율은 33.42%, 이 중 87.47%가 테라 생태계 재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사진='테라 스테이션' 홈페이지 캡처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투표 시스템상 일반 개미들의 의사는 반영되기 어려워 직접적 피해를 입은 개인들은 테라 재건을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아직 투표율이 높지 않고 거부권 비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제안 통과 여부를 지금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박수용 한국블록체인학회 학회장(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은 "어떤 회사가 파산했을 때 계열사 사장들이 재건하자고 의견을 모아도 소액주주나 소비자들은 그 회사 제품을 믿고 구입하기 어렵다"며 "특히 블록체인은 신뢰 비즈니스인데 이미 테라 생태계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에 재건한다고 해도 살아남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 역시 "일단 (루나·테라) 코인 보유자들은 재생을 원할 수 있겠지만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겠느냐가 관건"이라며 "테라 생태계뿐 아니라 그동안의 단기 성과에 치중돼 보이지 않았던 권 대표의 역량 자체의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어 재건된다 해도 자산성 구축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