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 성남FC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04년생 수비수 김지수(18·성남FC)의 활약을 바라보는 김남일(45) 감독의 '복잡한 감정'이다. 어린 나이인데도 안정적인 활약을 펼쳐 보이는 건 감독으로서 다분히 기쁜 일이지만, 그 이면에는 한참 어린 선수가 돋보일 정도의 안타까운 팀 상황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지수는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휴식기를 거치면서 김 감독이 꺼내 든 '반전 카드' 중 하나다. 성남은 ACL 휴식기 이후 지난 8일 포항스틸러스 원정부터 수비 전술을 백3에서 백4로 바꿨는데, 전술 변화 이후 두 번째 경기였던 14일 수원삼성전부터 김지수가 중앙 수비 두 자리 중 한 자리를 책임지고 있다.
18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전에 출전해 라스와 볼경합 중인 2004년생 성남FC 수비수 김지수(왼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다만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오늘 풀경기를 뛰었는데, 그런 지수를 보면 기쁘면서도 슬프다"면서 "사실 다른 선수들이 더 해줘야 하는 상황인데, 더 어린 선수들이 안정적인 활약을 보여준다는 게 개인적으로는 느낌이 좀 그렇다"고 표현했다. 불과 만 17살인 수비수가 프로 데뷔 초반부터 돋보이고 있는 건 충분히 반가운 일이지만, 그만큼 다른 주축 선수들의 활약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의미다.
감독으로서 감정은 복잡한 게 사실이지만, 김지수의 중용과 활약이 선수단 내엔 일종의 자극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더했다. 김남일 감독은 "다른 어린 친구들한테도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이미 눈 여겨보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면서 "앞으로도 기용에 대해 고민을 좀 해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주축이 돼야 할 기존 선수들에겐 분발을 요구하는 동시에, 또 다른 어린 선수들에겐 동기부여가 될 것이란 기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