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변이' 우려" WHO의 경고…韓도 예외 아닌 이유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2.05.1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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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0명'이라고 주장하던 북한이 지난 12일 확진자가 나왔다고 처음으로 밝혔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도 전날 주재한 정치국 회의에 마스크를 쓰고 참석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조선중앙TV 갈무리) (서울=뉴스1)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0명'이라고 주장하던 북한이 지난 12일 확진자가 나왔다고 처음으로 밝혔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도 전날 주재한 정치국 회의에 마스크를 쓰고 참석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조선중앙TV 갈무리)


세계보건기구(WHO)가 북한에서 오미크론에 이은 다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료계에서도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백신 접종률이 제로에 가까운데다 면역 불확실성이 커서 새로운 변이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것. 다만,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 대규모 유행이 발생해도 변이 발생 위험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라는 뜻이다.

18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17일(현지시간) 정례브피링에서 관련 질문에 "(북한을 포함한) 국가들이 사용가능한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확실히 걱정된다"며 "WHO는 확인되지 않은 전염이 있는 곳에서 항상 새로운 변이가 나타날 위험이 더 높다고 반복해서 밝혀왔다"고 말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도 "많은 기저질환을 가진,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은 매우 우려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북한처럼 백신 접종률이 낲은 곳에서 바이러스가 확산되면 새로운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경고다.

이 같은 우려는 지난 3월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발간한 '북한의 코로나19 봉쇄: 현재 상황과 앞으로의 길(North Korea's Covid-19 Lockdown: Current Status and Road Ahead)'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먼저 제기됐다. 보고서는 "북한과 같은 지역은 새 변이 바이러스의 진원지(epicenter)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하는 전문가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낮은 백신 접종률을 근거로 들었다. 보고서는 "북한의 낮은 백신 접근성과 면역 불확실성 탓에 새 변이의 진앙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 발간 약 2개월 뒤 오미크론 변이가 실제로 북한에 번지기 시작했고, WHO 역시 북한이 새 변이의 진원지가 될 가능성을 제기한 셈이다. 북한에서 오미크론 유행 규모는 갈수록 커진다.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에 따르면 16일 오후 6시부터 17일 오후 6시까지 전국적으로 23만2880여명의 발열자가 새로 발생했으며 6명이 사망했다. 누적 발열자 수는 171만5950여명이며 사망자 수는 62명이다.

의료계에서는 북한 대유행에 따른 누적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오미크론의 실제 확산 상황이 현재 북한이 '발열'로만 추정하는 확진자 규모보다 훨씬 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북한은 진단키트 부족 때문에 일단 유열자들을 코로나19 감염 의심자로 분류하고 있는데 오미크론의 경우 발열을 동반하지 않은 확진 사례가 상당수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김정은 당 총비서의 약국 현지지도를 '진정한 사랑'이라고 표현하며 "당 중앙군사위원회 특별명령에 따라 약품 보장 전투에 진입한 조선인민군 군의부문(의료부문)의 전투원들도, 그들과 함께 주민들에게 은정 어린 의약품들을 안겨주는 판매원들도 격정을 금치 못한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김정은 당 총비서의 약국 현지지도를 '진정한 사랑'이라고 표현하며 "당 중앙군사위원회 특별명령에 따라 약품 보장 전투에 진입한 조선인민군 군의부문(의료부문)의 전투원들도, 그들과 함께 주민들에게 은정 어린 의약품들을 안겨주는 판매원들도 격정을 금치 못한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email protected]
국내 의료계에서도 이처럼 빠르게 유행이 확산하는 북한에서 새 변이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북한과 같이 미접종자들이 많고 의료체계가 취약한 국가에서는 유행 발생 시 중환자가 급격히 늘어난다"며 "바이러스가 몸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셈으로 유행 확산과 중환자 발생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 변이가 발생할 확률도 올라간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등장한 주요 변이 대부분은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발생했다. 델타 변이가 2020년 10월 인도에서 처음 보고됐고, 오미크론 변이는 202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생했다. 알파 변이는 영국에서 발생했지만, 해당 변이가 영국에서 보고된 시점은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전인 2020년 9월이었다.


다만,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도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거론됐다. 이 교수는 "그렇다고 접종률이 높은 지역도 변이 발생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며 "접종률이 높아도 대규모 유행이 발생하면 얼마든지 변이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새 변이 발생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백신을 접종한 사람을 공격할 수 있도록 진화해야 한다"며 "2개월간 기록적으로 확진자가 늘어난 접종률 높은 우리나라에서도 변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미크론의 뒤를 이은 다음 변이바이러스의 독성과 전파력은 더 강해질까. 일단 독성은 내려가고 전파력은 올라간 오미크론식 변화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다음 변이의 중증화율은 최근 감염자가 늘어난 데다 백신 접종율이 높은 만큼 감소할 것"이라며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은 발달할 가능성이 높으며, 상대적인 전파 능력도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성과 전파력이 동시에 올라갈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통상 전파력이 커지고 중증도는 떨어지는 방향으로 변이가 나왔지만 델타처럼 전파력과 중증도가 같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어 예측이 항상 맞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음 신종 변이의 이름은 알파벳 순서상 '파이(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원주율을 뜻하는 수학 기호이기도 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새 변이가 나올 때마다 그리스 알파벳 순서에 따라 이름을 지었다. 오미크론 등장 직전까지 12번째 알파벳 뮤(μ)까지 이름 붙여졌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다음 변이 바이러스의 이름은 다음 글자인 뉴(NU)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새 변이는 뉴와 14번째 알파벳 크사이(Xi)까지 건너뛰고 15번째 오미크론(Ο)으로 명명됐다. WHO가 이처럼 '건너뛰기'를 하지 않는다면 다음 변이의 이름은 파이(π)가 된다.

의료계에서는 파이 변이가 올해 상반기를 전후해 등장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평균 6개월 간격으로 새로운 변이가 도래한 '6개월 주기'에 근거한 추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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