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 말소된 살인자, 12년간 매달 조회…'집념 수사'로 검거

머니투데이 채태병 기자 2022.05.1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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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예능 '알쓸범잡2'/사진=tvN 예능 '알쓸범잡2'


참혹하게 살해된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주고자 무려 12년 동안 범인을 추적했던 형사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tvN 유튜브 채널 '디글 : Diggle'은 지난 14일 '[알쓸범잡2] 끈질기게 수사한 결과 12년 만에 검거된 공개 수배범'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은 권일용 프로파일러의 사건 브리핑으로 시작된다. 사건은 1995년 10월 경기 고양시의 한 여관에서 벌어졌다. 당시 여관의 장기투숙객이었던 50대 남성 A씨가 칼로 종업원의 목을 찔러 살해한 것.



경찰은 사고 현장에 남은 도장을 통해 범인의 신원을 빠르게 파악했으나 행방을 감춘 A씨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

A씨가 다른 장소에서 또다시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경찰은 A씨에 대해 두 차례 공개수배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A씨는 검거되지 않았다. 더욱이 그해 말 A씨의 주민등록마저 말소되며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하지만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윤광상 형사는 범인 검거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여러 차례 부서를 옮기면서도 매달 A씨의 말소된 주민등록 회복 여부를 확인했다.

/사진=tvN 예능 '알쓸범잡2'/사진=tvN 예능 '알쓸범잡2'
그로부터 약 12년이 지난 2007년 11월, 윤 형사는 충남 천안시에서 A씨의 주민등록이 회복된 사실을 찾아냈다.


윤 형사는 A씨가 기초생활수급자라는 점을 확인하고 범인이 스스로 찾아오도록 유인하는 전략을 세웠다.

그는 동사무소를 통해 A씨에게 연락을 해 "기초생활수급자들에게 김장 김치를 나눠주고 있으니 오셔서 받아가라"고 전했다.

A씨는 윤 형사의 전략에 걸려들었고 무려 12년 만에 살인 혐의 용의자로 검거됐다.

윤광상 형사는 "살인 사건이기도 했고, 유독 이 사건의 피해자가 참혹하게 돌아가셔서 어떻게든 추적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라고 밝혔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경찰이 공개수배를 한다는 것은 어떤 사건을 끝까지 수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검거되지 않은 수배자들은 지금도 다른 곳에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 시민들도 공개수배를 눈여겨 보고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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