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바닥 쳤나 질문에 대부분 "아니다"…이유는?[오미주]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2.05.1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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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가 있었거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소개합니다.

미국 증시가 17일(현지시간) 기술주 주도로 반등했다. 다우존스지수는 지난 13일부터 3거래일째 상승세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전날 하락했지만 지난 12일 장중 최저점을 기점으로 반등세가 뚜렷하다.

일각에서는 증시가 지난 12일 장중에 바닥을 친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낙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도 약세장 속의 데드 캣 바운스(dead cat bounce)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승세가 오래 지속되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美 증시 바닥 쳤나 질문에 대부분 "아니다"…이유는?[오미주]


인플레이션-비관론, 고점 쳤다?
오라이언 어드바이저 솔루션의 수석 투자 책임자인 팀 홀랜드는 인플레이션과 투자자 비관론이 고점을 치면서 증시도 바닥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밝혔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8.3%로 집계되면서 3월(8.5%)보다 떨어졌다. 또 개인 투자자들의 비관론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그는 "만약 인플레이션과 투자자들의 비관론이 고점을 쳤다면 향후 시장은 훨씬 더 건설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매니저들도 주식에 대해 극히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이날 공개한 5월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의 투자심리에 따르면 현금 보유 비중이 2001년 9.11 테러 때 이후 거의 21년만에 가장 높았다.

주식 비중은 2020년 5월 이후 가장 낮았고 금리 인상에 민감한 기술주 비중은 2006년 8월 이후 가장 낮았다..

펀드매니저들은 연준(연방준비제도)이 이번 긴축 사이클에서 금리를 7.9번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4월 조사 때 7.4번에 비해 늘어난 것이다.

특히 스태그플레이션(높은 인플레이션을 동반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8월 이후 가장 높았다.

현재 펀드매니저들이 가장 긍정적으로 보는 투자자산은 현금이었고 이어 헬스케어와 원자재, 에너지, 소비 필수품 순이었다.

美 증시 바닥 쳤나 질문에 대부분 "아니다"…이유는?[오미주]
기업 이익 전망치 하향
하지만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시장이 아직 "완전한 항복"(full capitulation) 상태에 이르지는 못했으며 현재 투자심리상 증시는 "베어마켓 랠리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항복 상태란 상당수 투자자들이 두려움에 굴복해 단기간에 대규모의 주식을 매도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 항복 상태를 지나면 반등이 이어진다.

크레딧 스위스 역시 지난 2월부터 밝혀온 증시 신중론을 견지했다.

크레딧 스위스의 글로벌 전략가인 앤드류 가트웨이트는 경기 침체 리스크가 매우 높은데다 적정가치 모델에 따르면 증시 상승이 예상되지 않으며 무엇보다 기업들의 순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가트웨이트는 "기업들의 순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기 시작했다"며 "과거 역사를 보면 순이익 전망치가 낮아질 때는 71%의 확률로 증시가 이후 2분기 동안 하락했다"고 밝혔다.

또 "현재 PMI(구매관리자지수)를 보면 앞으로 기업 이익 전망치가 상당 수준으로 추가 하향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내년에는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이 감소할 수 있는 분명한 리스크가 있다"고 설명했다.

S&P500지수가 지난 12일 3858.87로 장 중 최저점을 찍으며 고점 대비 19.5%까지 떨어졌다 반등한데 대해서는 과거 증시가 바닥을 쳤을 때를 보면 4번 중 3번은 연준이 통화정책을 완화하고 있었을 때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연준의 금리 인상이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는 좀더 분명한 신호가 나타나야 증시에 대해 낙관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이 좀더 건설적으로 움직이려면 무엇이 필요한가"라고 반문한 뒤 "미국의 임금 인상률이 둔화되고 경기선행지수들이 급격히 떨어지며 연준이 실업률을 완전고용 상태 이상으로 올리기 위해 더 이상의 조치들을 취하지 말아야 한다는 신호, 주식 리스크 프리미엄 모델의 명백한 저평가나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신용 스프레드 등이 나타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VIX, 패닉 셀링 신호 없어
찰스 슈왑의 매매 및 파생상품 이사인 랜디 프레데릭은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증시는 아직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약세장 속에서 "간헐적인 반등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증시가 급락할 때도 CBOE(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가 "패닉"을 나타내는 45~50 수준까지 치솟지는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시장의 바닥은 투자자들의 패닉 매도가 이뤄져야 형성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VIX는 올들어 주가가 급락할 때도 35를 갓 넘는 수준에 머물렀다.

프레데릭은 "지금은 시장에 뛰어들어 손에 잡히는 대로 주식을 마구 사들일 때는 아니다"라며 "당장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단기 매매가 아니라 투자자들이 장기간 보유하기를 원하는 "우량주를 할인된 가격으로, 아주 적은 규모의 주식만 골라 담는" 전략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울프 리서치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크리스 센옉은 이날 보고서에서 "지난 13일에 있었던 큰 폭의 반등에도 우리의 비관적인 견해는 확고하다"며 "우리는 시장의 반등을 좀더 방어적인 태세를 갖추는데 이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스퀘한나의 크리스 머피도 이날 보고서에서 "지금과 비슷한 과거 사례와 비교해볼 때 이번 반등은 1~2주일 가량 지속되며 증시가 몇 % 가량 더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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