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빅3' 가격 올려 '실적잔치'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2.05.18 05:40
글자크기
라면 '빅3' 가격 올려 '실적잔치'


가격 인상을 단행한 라면업계 주요 3사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냈다.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모두 두 자릿수의 매출·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일각에선 물가 인상 부담을 소비자에 전가한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라면업계는 2분기부터 원자재가 급등분이 반영될 것이라며 원가 부담이 커졌다고 토로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라면 시장 1위인 농심은 올해 1분기 매출 7363억원, 영업이익 343억원을 나타냈다. 각각 전년 동기보다 16%, 21% 증가한 수준이다. 농심 관계자는 "가정 내 식사 수요가 늘면서 주력 제품인 면과 스낵 판매가 증가했고 해외사업의 성장으로 인한 결과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오뚜기도 양호한 성적표를 내놨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1% 증가한 7424억원, 영업이익은 18% 늘어난 590억원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유지류 등의 원가율이 개선됐고 매출액이 늘고 판매 및 관리비(판관비) 비중은 전년과 비슷하게 유지되면서 영업이익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2021억원, 영업이익은 245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 대비 44%, 71% 급증했다. 1분기 매출은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수출 물량 증대, 환율 상승 등에 힘입어 국내와 해외 모두 두 자릿수로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132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8% 증가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라면이 진열돼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라면이 진열돼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라면 3사의 실적 증가 배경엔 가격 인상도 있다. 농심과 오뚜기는 지난해 8월 주요 라면 가격을 각각 평균 6.8%, 11.9% 올렸고 삼양식품은 지난해 9월 '불닭볶음면' 등 13개 브랜드 제품을 평균 6.9% 인상했다. 올해 3월에도 오뚜기가 '컵누들' 일부 제품 출고가를 7.7% 상향했고 농심은 '새우깡' 등 스낵 22개 브랜드의 출고가격을 평균 6% 높였다.

이런 실적이 나오자 라면 업체들이 원가 부담을 소비자에 전가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업계는 1분기 실적은 일시적인 것으로 2분기부터는 원재료가 상승에 따라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 라면업체 한 관계자는 "밀가루, 팜유 등 원자재의 급등으로 지속적인 수익 확보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와 메리츠종금증권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BT) 기준 국제 소맥 가격은 1부셀(27.22㎏)당 1248센트로 1년 전보다 70.9% 상승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거래소 기준 팜유 가격은 1톤당 6682달러로 1년 전보다 40.7% 올랐다.
한편 농심·오뚜기·삼양식품은 당장 추가적인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