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열자는 버드나무잎 달여서"..北 황당 치료법의 반전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2022.05.18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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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 한약재로 코로나19 예방·치료 권고
"우황청심환 먹고, 버드나무잎·금은화 달여 마셔라"
한의학계 일부 의학적 근거, 효과 있어...의약품 부족 고육지책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15일 북한의 코로나19 확산세에 방역과 관련한 보도를 했다. (사진 = 조선중앙TV 캡처) 2022.05.15. *재판매 및 DB 금지[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15일 북한의 코로나19 확산세에 방역과 관련한 보도를 했다. (사진 = 조선중앙TV 캡처) 2022.05.15.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2년여간 코로나19(COVID-19) 청정국가를 자임했던 북한이 오미크론에 뚫렸다. 최근 닷새간 코로나19로 인한 발열자는 115만여 명이다. 방역이나 진단체계가 허술한 만큼 숨은 감염자도 폭증세로 보인다.

이와관련, 17일 북한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북한당국은 코로나19로 인한 유열자(발열자)에게 고려의학(북한식 한의학)을 권고하고 나섰다. 앞서 노동신문은 "금은화를 한 번에 3~4g씩 또는 버드나무 잎을 한 번에 4~5g씩 더운물에 우려 하루 3번 먹는다"며 "안궁우황환을 한 번에 1~2알씩 더운물에 타서 3~5일간 먹거나 삼향우황청심환을 한 번에 한 알씩 하루 2~3번 더운물에 타서 먹으라"고 했다.



머니투데이는 북한이 당부하는 코로나19 예방·치료법의 유효성을 한국한의학연구원 권선오 한의약융합연구부 박사와 김상현 한의약데이터부 박사와 함께 짚어봤다. 다만 양방 의학 전문가들과 다른 견해도 있어 한의학연 관계자 언급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①버드나무 잎
▷버드나무 잎은 일정 치료 효과가 있다고 보고됐다. 버드나무 줄기 껍질에서 분리 추출된 아세틸 살리실산은 아스피린이라는 상품명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발열,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 질환을 보인다. 버드나무 잎을 다린 추출물에는 아스피린뿐 아니라 다양한 성분이 함유돼 있다. 버드나무 잎은 의료시스템이 취약한 북한에서 비교적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약재로 보인다. 1일 4~5g의 권장 복용량은 낮은 용량에 해당해 부작용 가능성은 적다.



-②금은화
▷금은화 3~4g을 달여 마시라는 권고는 의학적 근거는 있다. 금은화는 해열·소염 등에 활용하는 약재다. 2003년 중국에서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발생했을 때부터 중의약 치료 소재로 주목받았다. 금은화 전탕액(추출물)을 복용한 사람은 확진 판정에 소요되는 기간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는 비임상·임상 중개연구의 보고가 있다. 다만 금은화는 버드나무와 달리 야생에서 구하기 어려운 약재다.

-③안궁우황환, 삼향우황청심환
▷안궁우황환은 중국의 코로나19 위중증 환자에 활용하는 약재다. 안궁우황환은 우황, 사향, 진주, 황련, 황금, 치자, 주사, 웅황, 울금, 빙편, 수우각 등으로 구성됐다. 뇌심혈관계통 질환에 활용된다. 처방 구성 별로 바이러스 증식을 직접 억제하는 항바이러스 효능(황련, 황금), 항염증 효능(우황, 사향, 치자), 항혈전 효능(울금, 빙편, 수우각 등) 등이 있다. 삼향우황청심환은 북한에서 생산되는 우황청심환 제품명으로 보인다. 안궁우황환과 동일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④꿀
▷꿀은 코로나19와 직접적 연관은 없다. 하지만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북한은 영양 부족으로 면역력 저하가 있을 수 있다. 꿀의 복용은 부족한 에너지원을 보충해 인체의 감염병 대응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동의보감과 본초강목 등에도 염증성 질환을 완화하는데 쓰였다는 기록이 있다.


-⑤소금물
▷소금물로 입안을 헹구는 행위는 코로나19 전파를 직접적으로 제어하는 방역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한의학연 관계자들은 "공중보건·의료시스템이 취약한 저개발국가인 북한 여건상 상당히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코로나19 대응 방법은 이러한 현실적 한계를 고려한 북한 정부의 필사적인 고육지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북한 내 신규 발열자는 1만8000명(12일)→17만4400명(13일)→29만6180명(14일)→39만2920명(15일)→26만 9510명(16일)으로 급증세다. 진단 역량 부족으로 유열자(발열자)로 분류하고 있어 숨은 감염자는 더 많이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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