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1/4 뚝' LX하우시스, 인수 5년만에 자동차부품사 매각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2.05.1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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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1/4 뚝' LX하우시스, 인수 5년만에 자동차부품사 매각


LX하우시스 (44,300원 ▼2,150 -4.63%)가 2017년부터 약 650억원을 들여 인수한 슬로바키아 자동차부품사를 5년만에 매각한다. LG그룹에서 분리돼 LX그룹에 합류한 후에도 계속 자동차부문이 성장의 발목을 잡은 것이 매각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17일 인테리어·건자재업계에 따르면 LX하우시스는 슬로바키아 자동차부품사 'c2i s.r.o'(Composite Innovation International, 이하 c2i)의 지분 90%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세부 조건을 협의 중이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어디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자동차소재부품 사업 부문의 수익성과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지난 2월 자회사 c2i의 지분을 매매하는 계약을 한 업체와 체결한 바 있다"며 "매각 대금 등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서는 양 측이 협상 중에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LX하우시스가 순차적으로 지분을 인수한 c2i는 인수 이전까지 급성장하는 기업이었지만 LX하우시스 인수 후 적자회사로 전락했다. BMW, 포르쉐 등에 탄소섬유 기반 자동차 경량화 부품을 납품했는데 기대만큼 시장이 성장하지 못한 것이 실적 악화의 요인으로 지목됐다.



그동안 c2i를 비롯한 자동차부문은 LX하우시스가 건축자재 인테리어 의존도를 낮추면서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분야다. 하지만 지속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실적에 약영향을 끼쳤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X하우시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도 293억원에서 올해 69억원으로 4분의 1로 감소했는데 자동차부문의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소재와 산업용필름 부문에서 전분기보다 배 이상 늘어난 43억원의 적자를 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중국 텐진법인(LX Hausys Tianjin, 이하 텐진법인)이 170억원 매출에 46억원의 손실을, c2i가 27억원의 매출에 1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c2i의 손실은 7억원 줄었지만 매출조차 나오지 않으면서 매각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텐진법인도 상황이 나쁘긴 마찬가지다. 자동차 원단을 생산해 주로 중국 내 현대자동차에 공급하는데 현대차 베이징 1공장 가동중단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주문량이 급감하면서 사실상 철수해야 할 처지지만 현대차의 상용차 부문이 남아있어 손실만 떠안는 실정이다.


LX하우시스는 원가부담이 수익성 악화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자동차 시트의 인조가죽은 석유화학 수지인 PVC(폴리염화비닐)를 이용하는데 전년 동기 대비 가격이 60% 올랐다"며 "완성차 업체의 차량용 반도체 수급문제로 출고가 늦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앞서 LX하우시스는 LX그룹 편입 전인 LG하우시스 시절, 해마다 적자가 늘어나는 자동차부문 사업의 매각을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비앤지스틸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매각을 통한 수익 개선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그러면서 2018년부터 시작된 자동차부문 적자는 4년째 LX하우시스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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