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중단 둔촌주공, 타워크레인 뺀다...시공단 "7월까지 모두 해체"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22.05.1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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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사가 중단된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현장. /사진제공=뉴시스 공사가 중단된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현장. /사진제공=뉴시스


국내 최대 정비사업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올림픽 파크포레온) 현장이 조합과 시공 사업단의 갈등으로 공사가 전격 중단된 가운데 시공단 측이 현장에 설치된 타워크레인을 단계적으로 철수하기 시작했다. 공사중단 장기화로 입주 시기가 예상보다 3~4년 이상 늦춰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공사 현장에서 일부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현장에 설치된 타워크레인은 총 57대로 파악된다. 시공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오는 7월까지 현장에서 운용 중인 타워크레인을 비롯한 건설 중장비를 모두 철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공단 관계자는 "계획대로 7월까지 현장에 투입한 장비를 모두 해체하려면 지금부터 단계적으로 철수를 시작해야 한다"며 "해체 일정은 회사별로 다르지만 현장 가장 중심에 위치한 타워크레인부터 철거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공단에 따르면 현재 설치된 타워크레인 등 중장비 운영과 관련 인력 인건비 등에 매월 150억~200억원의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조합과 시공단의 입장 차이가 크고 공사 재개가 불투명한 만큼 재설치 여부는 언급할 상황이 아니라는 게 시공단 측의 설명이다.

업계에선 이번 결정으로 기존 조합과 시공단이 사실상 결별 수준을 밟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타워크레인은 한번 해체하면 추가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공사중단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양측이 원만히 합의해서 재시공 하더라도 입주 시점은 3~4년 더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조합 내부에선 신속한 사업 추진을 촉구하는 의견과 시공단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동시에 나온다. 조합원 수가 6000여 명에 달해 내부에서 합의점을 찾기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시공단은 8월 대출 만기가 도래하는 사업비 7000억원에 대해선 "대출 연장은 발주자의 결정에 따를 것이며, 차주가 갚지 않으면 사업단이 대위변제 후 구상권을 청구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공사 중단이 장기화되면 이를 포함해 이주비 대출 1조4000억원 등에 따른 이자 부담이 가중돼 조합원들이 내야할 분담금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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