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밀(소맥)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연초부터 밀 선물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밀 가격이 오를 것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관련 ETF(상장지수펀드)·ETN(상장지수증권)의 수익률도 상승 중이다. 전문가들은 밀 가격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17일 대신 밀 선물 ETN(H) (8,230원 ▲460 +5.92%)는 전 거래일 대비 90원(0.52%) 상승한 1만724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상품은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밀 선물 가격의 등락률을 추종하는 상품으로 연초(1월3일) 대비 58.57% 상승했다.
밀을 담은 ETF와 ETN의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이유는 대외적 환경에 따른 공급 차질로 밀 선물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CME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밀 선물 가격은 부셀당 12.475달러를 기록하며 2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거기에 인도의 밀 금수조치가 단기 급등에 영향을 줬다. 지난 15일 인도 대외무역총국(DGFT)는 식량안보 확보 차원에서 지난 13일부터 밀 수출을 즉각 금지했다고 발표했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생산국으로 당초 세계 밀 부족분을 메꿀 것으로 기대됐으나 지난 3~4월 발생한 폭염으로 생산량이 줄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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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가격 계속 오를까…"농산물 전반에 투자 양호할 것"전문가들은 밀 가격 강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공급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 세계 밀 수출국 2위인 미국에서도 밀 생산 감소가 예상되고 있어서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농무부(USDA)가 발표한 전세계농산물수급전망보고서(WASDE)에 따르면 미국의 밀 기말 재고 전망치는 2021/22년도(지난해 곡식 생산 추정치) 1782만톤에서 2022/23년도(올해 곡식 생산 추정치) 1684만톤으로 감소했다. 밀 파종 면적이 확대됐지만 라니냐 여파로 겨울 밀 작황 악화가 발생하면서 재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것이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밀 등의 농산물 가격 강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단기(3개월) 농산물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8월 수확되는 미국 겨울 밀 작황우수등급 비율이 전년 동기 수준을 크게 하회해 6월 WASDE에서도 생산량 추정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파종 면적 확대에 따른 밀 생산 증가 예상에도 2022/23년도까진 기말 재고가 타이트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4월 옥수수와 콩의 파종 지연을 초래한 미국 중서부 기상 이슈가 완화되면서 추가적인 가격 상승이 제어될 수 있다"며 "곡물만을 포함한 JJGTF보다 농산물에 전반적으로 투자를 하는 DBA 등의 성과가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