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현지시간)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도심의 모습/AFPBBNews=뉴스1
우크라이나는 17일(현지시간) 마리우폴에서의 군사작전 종료를 선언했다. 전쟁이 시작된 후 82일 만이다. CNN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이날 새벽 성명에서 "마리우폴 수비대는 전투 임무를 완수했다"며 "최고 군사령부는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주둔하고 있는 부대 지휘관들에게 목숨을 부지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친러시아 반군 점령지인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과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크름반도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여겨진다.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을 손에 넣기 위해 개전 초기부터 집중 포격을 이어 나갔고 도시는 폐허로 변했다. 도시 기반 시설의 90% 이상이 파괴됐으며, 2만명 넘는 민간인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마리우폴 군사작전 종료 결정에 대해 "영웅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며 "(러시아군 통제지역으로 이송된) 장병들을 집으로 데려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이는 매우 섬세하고 많은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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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마리우폴 군사작전을 끝내면서 러시아가 개전 이후 가장 큰 승리를 거두게 됐다고 평가했다. 랜드코퍼레이션의 수석 정치학자 사무엘 차랍은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이 하르키우 등 북동부 도시로 밀고 들어갈 수 있는 전략적 발판"이라며 "러시아군이 향후 전투와 방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가 지난 2월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저항의 상징이면서 동시에 러시아 의지의 상징이 된 마리우폴에서 철수를 결정하면서 사실상 이곳에서의 패배를 인정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마리우폴에서는 철수를 결정했지만, 하르키우와 르비우 등 다른 거점 도시에서는 전투를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전날 하르키우 전선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내고 러시아 국경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