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313개, 뺐다 채웠다…'대폭락' 루나, 주먹구구 계좌관리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2022.05.1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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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9시30분 기준 LFG의 준비금 현황17일 오전 9시30분 기준 LFG의 준비금 현황


테라(UST) 폭락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액투자자 보상을 약속한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의 비트코인 잔액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잔여 가상자산(암호화폐)이 보상금 재원이기 때문이다.



LFG가 구체적인 보상 대상과 방법을 공개하지 않은 채 비트코인을 재단 잔고에서 잠시 꺼냈다가 다시 채워둔 정황까지 포착되면서 LFG의 보상 약속까지 신뢰도에 금이 갔다는 평가다.

17일 오전 9시30분 현재 LFG의 '루나 준비금 잔액 내역(Reserve Balance Breakdown)'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LFG가 보유중인 비트코인 개수는 '313'개다. 개당 시세를 3만달러로 책정하면 약 120억원 규모다.



문제는 12시간 전인 전날 오후 9시30분엔 비트코인 보유 잔량이 '0'이었다는 점이다. LFG가 공식 트위터를 통해 "준비금으로 소액 투자자에 보상하겠다"며 비트코인 313개를 가지고있다고 공지한 지 불과 3시간만에 사라졌던 것.
16일 오후 9시30분 기준 LFG의 준비금 현황16일 오후 9시30분 기준 LFG의 준비금 현황
특히 LFG가 밝힌 '루나-테라 폭락사태' 당시 준비금 사용 내역 설명을 보면 준비금 입출금은 재단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넘어 권도형 테라폼시스템 대표 자의적으로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LFG 설명에 따르면 지난 9~13일 폭락기간 동안 약 3조원 규모의 비트코인 8만개를 사용했는데 처음 '디페깅(달러화 연동 실패)'가 포착됐던 8일엔 재단에서 코인을 투입해 테라(UST) 시세방어에나섰다.

하지만 10일 테라(UST)가 0.75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추가 '방어 자금'이 필요하자 테라폼랩스가 직접 나섰다. 테라폼랩스는 루나와 테라(UST)를 개발하고 발행한 권도형 대표의 회사다.


LFG는 "개발사 테라폼랩스의 요청대로 LFG가 준비금을 관리했는데 (10일) 이후에는 테라폼랩스가 LFG를 대신해서 테라(UST) 페깅 방어를 위한 거래를 직접 했다"고 밝혔다. 이때 테라폼랩스는 3만3206BTC를 11억6401만8521UST로 교환했다.

결국 LFG의 준비금 관리도 권 대표 자의적 판단으로 운용된다는 의미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의 한 임원은 "LFG는 완전히 신뢰를 잃었다. 밤 사이 비트코인을 재단 지갑에서 잠시 꺼내 '단타(단기차익거래)'를 하고 다시 채워넣은거라면 아직도 UST를 들고있는 홀더들을 한 번 더 실망시킨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시스템이나 홈페이지상의 '착오'라고 한다 해도 더 큰 문제"라며 "똑바로 잔고(Reserve) 관리를 못하고 있는데 앞으로 그 어떤 약속을 낸다 해도 사람들이 믿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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