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소금물로 맞선 北, 진단·치료 역량 '0'…사망자 급증 불보듯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2022.05.17 05:00
글자크기
북한 조선중앙TV는 15일 북한의 코로나19 확산세에 방역과 관련한 보도를 했다. (사진 = 조선중앙TV 캡처)/사진=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는 15일 북한의 코로나19 확산세에 방역과 관련한 보도를 했다. (사진 = 조선중앙TV 캡처)/사진=뉴시스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국경을 2년여간 봉쇄했던 북한이 결국 오미크론에 뚫린 가운데 최근 나흘간 유증상자가 90만명에 육박하며 전례 없는 위기에 봉착했다. 특히 북한 주민 대다수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못하고 영양 상태(면역력)도 좋지 않아 위중증·사망자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북한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북한 내 신규 발열자는 1만8000명(12일)→17만4400명(13일)→29만6180명(14일)→39만2920명(15일)이다. '확진자'가 아닌 '유열자'(발열자)로 표현할 만큼 진단 역량도 부족하다. 이에 따라 숨은 감염자도 다수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에 소금물로 맞선 北, 진단·치료 역량 '0'…사망자 급증 불보듯
◇오미크론 폭증은 확실…위중증·사망자는 두 갈래 중 하나



과학자들은 북한 내 코로나19 폭증세를 통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오미크론과 그 하위 계통 변이주가 지닌 막강 전파력 때문이다. 신의철 기초과학연구원(IBS) 바이러스면역연구센터장은 "오미크론은 워낙 전파력이 강해 봉쇄한다고 막을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나아가 오미크론 특성과 관련, 북한의 운명을 두 갈래로 내다봤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오미크론 유행 때 위중증·사망자 비율이 적은 배경을 두 가지 가설로 검증 중인데 ①오미크론 자체의 낮은 병독성 또는 ②백신 접종으로 인한 면역 형성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신 센터장은 "오미크론이 델타 등 이전 변이처럼 폐가 아닌 코·목 등 상부 호흡기에 증식해 병독성이 낮다면 북한 주민들도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백신 접종이 위중증·사망자를 낮췄다면 북한은 무방비 상태에 가깝기 때문에 사망률이 엄청나게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센터장은 이어 "두 가지 중간 어디쯤에서 위중증·사망자가 늘어날 수도 있다"면서 "북한처럼 백신을 맞지 않은 국가가 없는 만큼 북한의 추이를 보면 오미크론에 대한 특성도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 비관적 전망도…"대다수 감염 전까진 멈추지 않을 것"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북한이 중국처럼 시·도 단위를 전면 봉쇄한다고 해도 1~2주 정도 정체는 있을 수 있지만 감소로 접어들진 의문"이라며 "백신 접종 없이는 대다수 사람들이 감염되기 전까진 감염 폭증이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위중증·사망자 비율이 낮았던 배경은 3차 백신 접종률과 경구용 치료제, 중환자 병상, 국민 영양 상태 등이 좋았기 때문"이라며 "북한은 이 조건을 만족하는 게 아무것도 없어 치명률이 매우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향후 대책에 대해 "몇 주 정도 전면 봉쇄하고 그사이에 최대한 빠르게 백신 접종하는 것 말고는 해결책이 없다"며 "북한에선 앞으로 상당한 피해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패닉 상태에 빠지면서 북한 당국도 잘못된 정보를 전파 중이다. 북한은 코로나19 증상이 있으면 '소금물로 입안 헹구기'를 권고한다. 김성준 한국화학연구원 바이러스예방팀장은 "소금물을 이용해 코로나19 감염력을 줄인다는 내용은 전혀 과학적인 사실이 아닐뿐더러 위험천만한 접근"이라며 "예방법은 과거 우리나라처럼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손 씻기 등 기본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