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 김서현(왼쪽)과 윤형준 트레이너./사진=김동윤 기자
그런 김서현에게도 증명해야 할 것은 몇 가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닝 소화 능력이다. 고교 1학년 때인 2020년 4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한 뒤 2021년 21이닝, 올해는 현재 20⅔이닝을 던지고 있다. 이에 주변에선 선발 투수로 뛸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토미 존 서저리도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고 한다. 키 188㎝, 몸무게 91㎏인 김서현은 15살이던 자양중 3학년 때 이미 키 186㎝에 시속 150㎞의 공을 던지는 대형 유망주였지만, 가벼운 구위와 불안한 제구가 단점으로 지적받았다. 부족한 상체 근육으로 인해 상·하체 밸런스가 맞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는데, 수술 후 재활 과정에서 이를 극복해냈다는 평가다.
곁에서 지켜본 지도자들은 김서현이 지금보다 더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정민(52) 서울고 감독은 지난 3월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김)서현이는 앞으로 선수로서 더 성장할 수 있다"며 "지금은 하체보다 상체의 힘이 강한 편인데 추후 하체까지 잘 이용하게 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서현은 구속에 대해 "단계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지금 155㎞인데 157㎞를 던지고, 그 다음엔 160㎞를 던지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윤 트레이너는 "지금은 메커니즘이나 밸런스가 좋아 건드릴 필요가 없다. 만약 김서현이 원해 구속을 더 올리고 싶다면 방법은 있지만, 지금 고민할 문제는 아니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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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사진=김동윤 기자
이러한 노력에 윤 트레이너는 "선동열(59), 류현진(35·토론토) 등 유명 선수들의 투구 메커니즘을 보면 폼이 변하더라도 항상 어느 구간, 어떤 곳에서 공을 놓는다는 포인트와 동선이 존재한다. 김서현은 투구폼을 바꾸더라도 항상 그 포인트는 지켜서 온다. 큰 틀, 동일한 동선을 유지하며 여러 가지 시도를 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해는 드래프트가 있는 중요한 한 해다. 전체 1순위도 욕심나지만, 김서현은 무엇보다 서울고의 전국대회 우승을 위해 최대한 부상 없이 오래 던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살면서 우승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올해 학교를 우승시키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