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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식에 트럭 시위라니...' 팬들 격한 사랑 속 유한준은 행복하게 떠났다 [★수원]

스타뉴스 수원=심혜진 기자 2022.05.15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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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준의 은퇴가 아쉬운 팬들이 트럭시위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사진=심혜진 기자유한준의 은퇴가 아쉬운 팬들이 트럭시위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사진=심혜진 기자




"유한준은 팬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60살까지 현역 도전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팬들 앞에 나와 해명하라!"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리는 14일 수원KT위즈파크. 선수단 출입구 앞에 시위 차량이 등장해 눈길을 모았다. 이날은 유한준(41)의 은퇴식날. 유한준의 팬들이 은퇴에 대한 아쉬움을 '트럭 시위'로 표현한 것이다. 팬들의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보통 트럭 시위는 불만에 대한 표시로 하는 행위다. 부정적 의미가 강하다. 하지만 KT 팬들은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 아쉬움을 담은 표현이었다.



시위 차량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엔 '유한준 은퇴 금지'라는 글귀와 함께 '60살까지 현역 도전하지 않은 이유를 팬들 앞에 나와 해명하라!'고 호소문이 적혔다. 또 유한준의 이름으로 '유'한준은 은퇴 선언에 대해 해명하라! '한'준단은 아직 떠나보낼 '준'비가 안 돼 있다! 라며 아쉬움을 적었다.

경기장 밖에 트럭 시위를 한다는 말을 전해 들은 박경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정말 그런게 있냐"라고 되물은 뒤 자초지종에 대해 듣고는 "아, 깜짝 놀랐다. 우리도 팬들과 같은 마음이다. 형이 은퇴하는게 아쉽다"고 격하게 공감했다.

14일 유한준이 은퇴식을 앞두고 유한준의 팬클럽인 '한준단'이 준비한 '콜라 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심혜진 기자14일 유한준이 은퇴식을 앞두고 유한준의 팬클럽인 '한준단'이 준비한 '콜라 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심혜진 기자
시위 차량 근처엔 유한준을 응원하는 '콜라차'도 눈에 띄었다. 보통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한 수단으로 '커피차'를 보내곤 하는데, 유한준의 팬들은 달랐다. 유한준은 현역 시절 몸 관리를 위해 콜라를 마시지 않았다. 이를 알고 있는 팬들이 센스 있게 콜라차를 보낸 것이다.

유한준은 "선수 시절 콜라를 즐겨 찾은건 아니지만 아예 마시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런 이미지가 됐는데, 팬분들이 좋게 봐주셨다. 여태까지 못 했던거 하라고 이렇게 준비해주신거 같다. 보고 많이 웃었다. 먹고 싶을 때 먹었다"고 웃어보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KT위즈파크에는 한준단이 정성스레 꾸민 일일 '유한준 기념관'도 눈길을 끌었다. 일일 카페로 꾸며졌다. 팬들이 준비한 선물과 유한준이 선수로서 걸어왔던 스토리와 사진 등으로 도배됐다. 기념관 앞에서 유한준은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며 감사함을 전했다.

이날 유한준 은퇴식 응원을 위해 누구보다 동분서주한 사람이 있다. 바로 한준단(유한준 팬클럽) 회장 김현숙(33)씨다.

그는 눈물을 글썽이며 "리그에 레전드가 많지만, 우리 팬들한테 만큼은 최고의 선수이고, 마지막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사실 오늘 이 날이 오지 않기를 바랬지만, 그래도 통합 우승도 했고 우리도 선수도 마찬가지로 기쁘고 행복하게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동안 선수 유한준을 응원할 수 있어 행복했고, 우리가 받은 사랑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길을 걸으셔도 우리 팬들이 뒤에서 묵묵히 응원하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유한준의 은퇴가 아쉬운 것은 사령탑도 마찬가지다. 이강철 감독은 은퇴 기자회견이라고 적혀있는 플래카드를 보곤 "은퇴 기자회견이라고 되어 있는데 중간에 매직으로 '취소' 적으면 안 되나? 야구를 다시 했으면 좋겠다(웃음). 은퇴 기자회견이 아니라 은퇴 '취소' 기자회견 아닌가?"며 농담을 던졌다.

이어 이 감독은 "은퇴식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유)한준이는 훌륭한 선수다. 여러 면에서 정말로 잘했다. FA로 온 선수가 프랜차이즈 스타처럼 은퇴한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주장으로서 정말 잘했고 마무리도 멋졌다. 축하해주고 싶다"며 "앞장서서 몸소 실천하는 리더십을 보여준 선수다. 우리 팀이 즐겁게 야구를 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진 건 유한준을 비롯한 박경수 등 고참들이 잘 이끌었기 때문이다. 선후배들이 선을 잘 지키면서 지낸다. 덕분에 별 탈 없이 지낼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유한준은 "가장 감사드릴 분이 지금껏 넘치는 사랑과 응원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들이다. 여러분의 사랑과 열정이 저를 이 자리까지 이끌어준 원동력이었다. 팬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영광스러운 행복한 자리가 허락됐다"며 거듭 팬들의 사랑에 감사함을 전했다.

일일카페로 꾸며진 유한준 기념관./사진=KT 위즈일일카페로 꾸며진 유한준 기념관./사진=KT 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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