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테러한다" 주변 모든사람 찍어 올리는 유튜버…피해 망상 vs 콘셉트?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2022.05.1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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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 화면 캡처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 화면 캡처


'궁금한 이야기Y'가 주변 사람들을 '테러범'으로 모는 등 황당한 주장을 하며 영상을 찍어 올리는 유튜버를 추적했다.

지난 13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이웃 주민, 보건소 직원, 환경미화원 등 자신과 관련이 없는 이들을 따라가 영상을 찍어 올리는 유튜버에 대해 다뤘다.



유튜버 김선화(가명)씨는 길가에 잠깐 정차한 차량 운전자,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 뿐만 아니라 보건소 직원, 환경미화원 등에게 느닷 없이 시비를 걸고는 영상을 찍어 개인 유튜브 채널에 올리고 있었다.

또한 김씨는 보건소 직원이 자신을 미행했다고 주장하며 대뜸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묵묵히 일을 하는 환경미화원, 조용히 길을 걸어가던 동네주민들을 테러범으로 몰기도 했다. 김씨는 사우나 탈의실 안에서도 싸움을 걸고 카메라 촬영을 하기도 했다. 그가 올린 영상에는 이웃들의 집, 차량 번호, 얼굴이 그대로 노출됐다.



제보자들은 김씨에 대해 "아무 잘못 없는 사람한테도 막 시비 걸고 차에 라이트 켜져 있으면 그냥 무조건 테러인 거다", "그 분 상태가 좀 위험해보이고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한 동네 주민은 "유명하다. '저 차가 나를 감시한다' 과대망상 그런 거다"라고 했으며, 또 다른 주민은 '노이즈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별할 게 없는 영상에 선정적인 제목을 달고 일반인을 테러범으로 몰아 구독자들에게 관심을 끄는 것 같다는 설명이었다. 실제 김씨는 '성고문 테러하고 있는 차'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지만 정작 영상에는 평범하게 주차를 하는 주민의 모습만 담겨있었다.


김씨가 올린 동네 곳곳에서 촬영한 영상은 사람들의 관심을 못 끈 반면 자극적인 제목을 단 영상의 조회수는 81만회를 넘어 서는 등 어마어마한 관심을 받았다.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은 김씨를 만나 '유튜브' 활동을 하는 이유를 물었다.

김씨는 영상을 찍어 올리는 이유에 대해 "지금 내가 당하고 있는 일이 너무 어이가 없다"며 "이렇게 찍어놓고 하는 건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내가 이거를 보관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 '유튜브'를 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돈은 그저 부수입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사람들의 얼굴이 그대로 노출된 영상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날 고소 못한다. 자기들 잘못이 더 크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약품 테러를 당했다고 하거나 전세계 사람들이 한 사람을 지켜보는 내용의 영화 '트루먼 쇼'를 언급하며 "'트루먼 쇼' 주인공처럼 나는 사생활이 없으니까 불편하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기도 했다.

김씨의 전 직장 동료는 "일상적인 대화를 하다 며칠 뒤에 기억도 안 나는데 그걸 가지고 욕을 해댔다. 피해 망상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씨의 상태를 확인한 정재훈 정신과 전문의는 "자아 기능이 깨지고 감각도 깨지면서 이것이 피행망상까지 가고 의학적으로 조현병의 증상이라 봐야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테러 영상에 댓글을 쓰는 구독자들과의 소통이 김씨의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뉴스 속의 화제, 인물을 카메라에 담아 이야기의 이면에 숨어있는 'WHY'를 흥미진진하게 풀어주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금요일 밤 9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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