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조각된 K코인…권도형 "내 발명품이 고통 줘, 루나 안 팔았다"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2.05.1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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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글 통해 루나·테라 프로젝트 실패 인정…"이익 본 것 없다" 강조

권도형 테라폼랩스 CEO/사진=뉴스1, 권도형 대표 페이스북권도형 테라폼랩스 CEO/사진=뉴스1, 권도형 대표 페이스북


'K-코인' 루나와 테라USD(UST)의 폭락 사태가 전 세계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이들 코인을 발행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프로젝트가 실패했음을 인정했다.



권 CEO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지난 며칠간 UST 디페깅(1달러 아래로 가치 하락)으로 황폐해진 직원, 친구, 가족 등 테라 커뮤니티 회원들과 전화를 했다"며 "내 발명품(루나·UST)이 여러분 모두에게 고통을 줘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권 CEO는 "나는 여전히 탈중앙화 경제에선 탈중앙화 통화가 마땅하다고 생각하다. 하지만 현재 형태의 UST는 그런 돈이 아닐 것이라는 점이 분명하다"고 실패를 자인했다. 그러면서 "나를 비롯해 나와 연관된 어떤 기관도 이번 사건에서 어떤 식으로든 이익을 보지 않았다. 나는 (폭락 사태) 위기 동안 루나나 UST를 팔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지켜야 할 것은 테라 블록체인 공간을 가치 있게 만드는 커뮤니티와 개발자들"이라며 "우리 커뮤니티가 스스로를 위한 최선의 길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시 일어설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1991년생인 권 CEO는 한국에서 외고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고, 2018년 소셜커머스 티몬의 신현성 창업자와 의기투합해 테라폼랩스를 설립했다.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두 코인이 시가총액 상위권 가상자산으로 급부상하면서 권 대표는 '한국판 머스크'로 불렸다. 테라 가치를 떠받치는 안전장치의 일환으로 15억달러(1조9000억원) 어치 비트코인을 사들이며 가상자산 큰 손을 의미하는 '비트코인 고래'로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루나와 UST는 폭락 사태를 거치며 '휴지조각'으로 전락했다. 특히 루나는 일주일 새 99% 넘게 폭락해 세계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상장폐지 조처됐다.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루나의 현재 가격은 0.0001달러다. UST의 가격도 80% 넘게 빠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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