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한수원, 원전 통한 청정수소 생산기지 구축 나섰다

머니투데이 세종=김훈남 기자 2022.05.16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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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울 3,4호기 부지 전경신한울 3,4호기 부지 전경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대용량 청정수소 생산 및 저장 플랜트 구축 작업에 착수한 사실이 확인됐다.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수소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가운데 원자력발전(원전)을 이용한 수전해(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는 방식) 방식 수소 생산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2022년도 제1차 에너지기술개발사업' 중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용량 청정수소 생산/저장 플랜트 설계 및 인허가 대비 기반 연구' 용역을 발주받았다. 연구 기간은 2년간으로 △원자력 수소 실증 타당성 조사 및 기초연구 △원자력 수소 생산/저장 플랜트 설계 및 인허가 대비 안전성 분석 등이 주요 과제다.



이번 연구는 무탄소 발전원인 원전과 수전해 방식을 연계한 청정 수소 제조 플랜트 개발 기술을 위한 것이다. 현재 주로 공급되는 수소는 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나 천연가스를 분해해 만드는 '개질수소' 등이다. 이들 방식은 수소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밖에 없어 완벽한 의미의 청정수소 생산이 아닌 '수전해' 기술로 가기 위한 중간 단계로 평가받는다.

탄소 배출이 없는 원전에서 발생하는 전기와 열을 이용해 물을 분해하면 높은 효율로 저렴한 그린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만큼 원전과 수전해 기술 조합은 탄소중립 실현과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핵심과제로 꼽힌다.



산업부는 연구용역 발주를 위한 기술분야별 연구보고서에서 "이미 주요국에서는 원전과 수전해를 연계해 ㎿(메가와트) 규모 그린수소 생산 플랫폼에 대한 설비 실증 및 기술연구가 활발하다"며 "한국형 원전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원전-수전해 실증 플랜트 기술개발을 진행해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을 확보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의 개질수소 방식보단 재생에너지나 원자력 같이 발전 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전력원으로부터 수소를 생산해야한다"며 "원전은 대용량 수전해를 위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 원전 부지 혹은 인접 부지에 수전해 수소생산·저장 플랜트를 공급할 경우 대용량 청정 수소 생산과 활용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는 바람과 날씨에 발전량이 좌우되는 탓에 수전해 설비의 내구도를 떨어트리는 요인이 된다는 설명이다.

윤석열정부는 앞서 탈원전 정책 폐기와 원전생태계 복구를 주요 국정과제로 잡고 원전 수출 10기 목표를 내걸었다. 산업부와 한수원의 이번 연구용역 역시 한국형 원전에 청정수소 생산·저장 기술을 묶어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지난 9일 청정수소 사용 촉진을 위한 인증제와 청정수소 발전 구매의무제도(CHPS) 도입을 골자로 한 수소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만큼 그린수소 생산과 소비를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 2025년 상반기 착공 예정인 신한울 3·4호기에도 수전해 방식을 활용한 대용량 청정수소 생산기지가 지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한수원 관계자는 "2024년까지 원전 연계 수소생산 실증 기반 연구를 통해 관련 기술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수소생산을 위한 가동원전 연계방안 분석, 법·인허가 분석, 경제성 평가, 시스템 개념 및 기본 설계 등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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