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전 원장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전화통화에서 "이틀 전에 저한테 아침에 사표를 내라고(윤 대통령 측이 얘기를 해서) 그래서 사표를 내고, 또 사표를 내기 전에 현재 1차장을 (직무대행자로) 추천하라고 해서 하고, 이틀 전에 퇴임식(이임식)을 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통상 정부 각료의 이취임식은 같이 열리지만 윤 대통령이 지명한 김규현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은 국정원장으로 정식 취임하지 않은 상태여서 이취임식이 같이 열리지 않았다.
이에 박 전 원장이 국정원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국정원장 공석 사태가 벌어진 것인지 불분명한 지점이 있었다. 박 전 원장이 퇴임식을 치른 지난 11일 윤석열 대통령은 초대 국정원 원장에 김규현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지명했다.

박 전 원장은 해당 메시지에서 국제 백신 지원 배분 네트워크인 코백스(COVAX)를 가리켜 "코백스를 경유하는 방법도 검토하신다면 어떠실까"라며 "저는 2021년 5월 방미해 미 측에 백신 6000만 도즈를 COVAX 경유, 인도적 지원을 제안했다"라며 "그 후 UN과 교황청에서 6000만 도즈의 인도적 지원이 거론됐지만 공식적인 제안이 없어 주UN북한 관계자의 긍정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지원이 이뤄지지 못했다"라고 썼다. 또 "백신과 치료제, 주사기 등을 빨리 지원하란다"라며 북한도 윤 대통령님의 제안에 신속히 응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에게 대북 인도적 지원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차원에서 이같은 글을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원장은 본지로부터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대안은 없다'라고 밝힌 가운데 일부 외교·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 대북 제재 한계론이 제기된 것과 관련한 질의를 받고 "저도 동의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