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로 '잿팟' 터진 KB증권…"이번엔 분위기 안좋네"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2.05.15 06:49
글자크기
LG엔솔로 '잿팟' 터진 KB증권…"이번엔 분위기 안좋네"


IPO(기업공개) 시장 찬바람으로 증권사들도 비상이다. 올 1분기 LG에너지솔루션 (367,000원 ▼10,000 -2.65%) 상장으로 IPO(기업공개) 주관 실적 1위를 기록했던 KB증권도 연이은 대형사들의 상장 철회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총 6개 회사가 증시 불안과 수요예측 흥행 실패 등을 이유로 상장 철회했다. 오는 16일 상장을 앞둔 대명에너지를 제외하곤 아직 언제 다시 상장을 재개할지 미지수다. 특히 이 중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등 조단위 몸값이 예상됐던 IPO가 줄줄이 연기됐는데 다 KB증권이 관여했다. KB증권은 현대엔지니어링, 원스토어 대표주관을, SK쉴더스는 공동주관을 맡았다.



IPO 계획이 밀리면서 가장 손해를 본 증권사는 KB증권이다. 이들이 예정대로 상장을 진행했다면 KB증권은 성과수수료를 제외한 기본 수수료만 37억원을 올릴 수 있었다.

현대엔지니어링(17억원), 원스토어(11억원), SK쉴더스(9억원) 등이다. 미래에셋증권(현대엔지니어링 17억원, 보로노이 18억원, SK쉴더스 1억원) 36억원, 한국투자증권(보로노이 33억원, 현대엔지니어링 2억원) 35억원, NH투자증권(SK쉴더스 17억원, 원스토어 11억원, 현대엔지니어링 2억원)보다 많은 수준이다.



1분기 IPO 주관 실적 1위 오른 KB증권
㈜LG에너지솔루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이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렸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LG에너지솔루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이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렸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KB증권은 올 1월 LG에너지솔루션 대표 상장주관을 맡으며 '잭팟'을 터뜨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총 공모금액만 12조 7500억원에 달했다. LG에너지솔루션 한 건으로 KB증권은 단숨에 올 1분기 IPO 인수 실적 1위로 올라섰다.

실제 올 1분기 KB금융그룹 연결 대상 재무제표 기준으로 KB증권의 영업이익은 수탁수수료, 금융상품수수료 등이 감소하면서 전년동기대비 48.2% 감소한 1491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IB(투자은행) 부문 수수료가 전년대비 76.1% 증가한 1428억원으로 눈부신 성장세를 나타냈다.

KB증권이 DCM(채권자본시장) 강자에서 ECM(주식자본시장) 신흥 강자로 떠오르면서 IPO 수수료 수익이 큰 몫을 했단 분석이다. KB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기본 수수료만 196억원을 받았고 성과수수료 382억원도 공동대표 주관회사인 모간스탠리인터내셔날 등과 나눠 가졌다.


2분기 시장 상황 좋지 않아
하지만 2분기 분위기가 좋지 않다. 상장철회와 더불어 최근 KB증권은 SK에코플랜트, 카카오모빌리티 등 대어급 IPO 주관사 경쟁에서도 밀렸다. 전반적으로 IPO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도 악조건으로 꼽힌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상장한 기업의 주가가 부진하면서 IPO 매력도 떨어지고 있다"며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하락이 지속되면 신규 상장될 기업에 대해 투자자들이 느끼는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아직 기회는 남았다. 대표주관을 맡은 현대오일뱅크, 더블유씨피(WCP)와 공동주관을 맡은 CJ올리브영 등도 대기하고 있다. LG CNS, 11번가 등 대형 IPO 주관을 따내 불씨를 살리는 방법도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