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알테오젠 800억어치 던졌다…코스닥 바이오 대장주 주가 털썩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2.05.1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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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알테오젠 800억어치 던졌다…코스닥 바이오 대장주 주가 털썩


알테오젠 (168,300원 ▼3,000 -1.75%)은 코스닥 시장에서 신약 개발 바이오 대장주 중 하나로 꼽힌다. 시가총액은 2조원을 넘는다. 코스닥 시총 순위는 15위다. 코스닥 시총 2위 셀트리온헬스케어, 7위 셀트리온제약은 엄밀히 신약 개발 회사는 아니다. 결국 코스닥 시총 6위 에이치엘비(HLB)와 알테오젠이 코스닥에서 신약 개발을 주도하는 대표 바이오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알테오젠은 올해 지속적인 주가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12일 종가(4만7600원) 기준 올해 주가 하락률은 37.1%다. 에이치엘비 역시 올해 내내 주가 하락에 시달리다 최근 2거래일 급등하며 연초 가격을 거의 회복했다.

주가 부진에 시달리는 코스닥 바이오는 알테오젠뿐 아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도 올해 들어 주가가 각각 28.6%, 36.6% 빠졌다. 코스닥 시총 상위 30위 안에 드는 오스템임플란트, 휴젤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주가 하락률은 오스템임플란트가 27.3%, 휴젤이 23.4%다.



이 같은 코스닥 시총 상위 대표 바이오 기업의 동반 부진은 외국인이 주도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국내 바이오 기업 주식을 공격적으로 팔고 있다.

올해 순매도 금액은 셀트리온헬스케어 2045억원, 오스템임플란트 1830억원, 알테오젠 792억원, 휴젤 688억원, 에이치엘비 400억원이다. 모두 코스닥에서 올해 외국인 순매도 종목 상위 20위 안에 든다. 그만큼 많이 팔았단 의미다.

앞서 일부 코스닥 신약 개발 기업의 임상 실패 사례나 부도덕적인 경영 행태가 부각된 데다 국내 증시의 전반적인 침체와 바이오 업종 투자심리 악화가 맞물린 영향으로 해석된다. 국내 바이오 기업 중 눈에 띄는 신약 개발에 성공한 기업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SK바이오팜 외에 찾기 힘들다. K-바이오에 대한 시장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 볼 수 있다.


특히 올해부터 글로벌 주요 국가의 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하면서 성장 업종인 바이오에 대한 투자 수요가 줄어든 측면도 있다. 금리 상승 시기엔 성장주보다 가치주가 주목받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는 현재 실적보다 미래 가능성에 기반한 잠재 가치에 투자하는 대표 업종이다.

코스닥 바이오 대장주가 반등하려면 무엇보다 확실한 연구개발(R&D) 성과가 뒷받침돼야 한다. 에이비엘바이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등의 신약 개발 연구 성과가 진척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보다 많은 바이오 벤처가 연구 성과를 확보하며 K-바이오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연구뿐 아니라 시장과 적극적인 소통도 필요하다.

실제 에이치엘비의 경우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의 임상 3상이 막바지 단계에 진입했단 기대감에 2거래일 연속 급등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은 182억원을 순매수했다.

기술이전이나 제품화 등을 통한 수익 창출로 실적을 내는 기업이란 점을 증명할 필요도 있다. 신약 개발 바이오는 아니지만 진단키트 회사 씨젠, 의료기기 회사 클래시스는 올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코스닥 종목 각각 1, 2위다. 안정적인 실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클래시스는 외국인이 올해 코스닥에서 독보적으로 많이 산 종목이다. 순매수 금액은 6512억원에 달한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글로벌 신약 개발에 성공한 사례가 드물다"며 "많은 신약 개발 성공 사례를 통한 투자자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리 급등기엔 바이오가 불리하다"며 "영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투자하기 좋다"고 덧붙였다.

한 바이오 투자 전문가는 "글로벌 증시가 조정기에 진입하면서 실적 불확실성이 크면서 기대감에 투자하는 바이오 업종에 대한 접근이 보수적으로 변했다"며 "시총 규모가 크거나 실적을 갖춘 기업은 그나마 괜찮을 텐데 중소형 바이오 벤처는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 투자심리 개선을 위해선 무엇보다 제대로 된 연구 개발 성과가 필요하다"며 "국내 바이오가 기술이전한 파이프라인 중 임상 3상에 진입하거나 품목허가를 신청하는 치료제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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