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상 결과 티라골루맙과 티쎈트릭 병용 요법이 공동 1차 평가변수 중 하나인 무진행 생존 기간(PFS) 목표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또 다른 평가변수인 전체 생존 기간(OS) 결과는 충분히 성숙하지 못해 연구를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TIGIT 항체 임상의 연속된 실패로 업계에서는 우려가 나온다. 로슈의 티라골루맙과 티쎈트릭 병용 투여 요법은 2년 전 임상 2상 결과에서 대조군 대비 사망 위험을 71%나 줄인 것으로 나왔다. 이에 TIGIT 타깃 치료제는 PD-1/L1을 억제하는 기존 면역항암제에 이어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항TIGIT은 PD-1 타깃 치료제 이후 차세대 면역항암제로 부각 받았다"며 "이번 로슈의 임상 실패로 PD-1 치료제를 따라잡으려는 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사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서는 유한양행, 한올바이오파마, 큐로셀이 TIGIT를 억제하는 기전의 항암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아직 전임상 등 개발 초기 단계고 항TIGIT 치료제가 계속 연구되는 만큼 섣부른 우려는 필요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한양행은 'YH29143'라는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전임상 진행 중이다. 큐로셀은 CAR-T 세포치료제 'CRC01'을 연구 중인데 자체 개발한 'OVIS'라는 기술을 적용시켰다. 환자에 T세포를 주입함과 동시에 PD-1과 TIGIT을 함께 억제하는 기술이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대웅제약 (111,400원 ▼1,400 -1.24%)과 항TIGIT 면역항암제 'HL187'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연구 사업 지원 과제로 선정됐다. 내년 임상 1상 진입이 예상된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로슈의 결과가 좋았더라면 우리 파이프라인도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긴 하다"면서도 "아직도 TIGIT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들이 많다. 한 회사의 임상 결과가 안 좋다고 해서 해당 기전이 끝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대호 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로슈의 해당 임상 실험은 통계학적 유의성을 못 맞춘 것"이라며 "이게 그래프상 목표를 맞추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정말 약의 효과가 없는 건지는 아직 모른다. 실망스럽긴 하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