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SK스퀘어와 SK텔레콤, SK하이닉스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2에서 ICT 융합기술을 공동 개발 및 투자하고 글로벌 진출까지 도모하는 ‘SK ICT 연합’ 출범을 선언했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이 CES 2022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SK ICT 연합’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SK텔레콤 제공) 2022.1.9/뉴스1
'신저가' 행렬…자회사 IPO 전략은 '올스톱'SK스퀘어는 최근 신저가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 및 재상장할 당시 주가는 8만5000원이었지만, 12일 종가는 4만3100원으로 6개월여 만에 반토막났다. 상반기 내 IPO를 예고했던 두 곳의 자회사가 잇달아 싸늘한 투자 심리에 무릎을 꿇은 결과다.
다음 순위 IPO 후보였던 다른 자회사들도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 '시장 불안'은 모든 IPO 기업에 공통 변수여서다. '3번 타자'인 11번가는 이날까지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국내외 주요 IB(투자은행)들의 입찰 제안서를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진도를 더 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장 침체는 물론 성장 둔화를 겪는 이커머스 업종 자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싸늘하다. 또 다른 IPO 후보였던 콘텐츠웨이브·티맵모빌리티 등 SK스퀘어 자회사들도 본격적인 '숨고르기'가 불가피하다.
반도체
특히 박 부회장이 SK하이닉스 못지 않은 또 한 번의 반도체 M&A 성공 사례를 쓸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목표는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인 ARM이다. ARM은 모바일 칩을 설계해 삼성전자·애플·퀄컴·엔비디아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공급하는 회사로 세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95%가 ARM 설계도를 활용한다. 인수가만 50조원이 거론되는 빅딜이다.
박 부회장은 공개적으로 ARM 인수의지를 피력한 데 이어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선 " 인수를 위해 다른 기업과 공동으로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반도체 시장이 '독점'에 민감한 것을 의식한 구상으로, 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과거 도시바메모리(현 키옥시아) 인수를 추진했던 당시처럼 글로벌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세계 규제당국의 심사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을 짰다. 그룹 내 인수 주체도 윤곽이 나오지 않았지만, 박 부회장이 지휘하는 SK ICT연합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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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암호화폐' 연내 발행·상장까지
지난 반년 간 SK스퀘어의 투자 포트폴리오 역시 연관성이 높다. 첫 투자로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코빗에 900억원을 투입해 2대 주주로 올라섰고, 최근에는 1억 다운로드 게임 '플레이투게더(Play Together)' 개발사 해긴에 SK텔레콤과 함께 500억원을 투입해 SI(전략적투자자) 중 최대 지분을 확보했다. SK텔레콤은 자체 소셜형 메타버스인 '이프랜드'(ifland)와 해긴의 게임형 메타버스 플레이투게더를 연계해 '멀티버스'를 구현하고, SK스퀘어는 암호화폐의 활용 무대로 삼아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을 앞당길 수 있다.
M&A 확장을 위한 내부 정비에도 나섰다. SK스퀘어는 이날 해외 사모펀드 및 공동투자 전문가인 배학진 국민연금 미주사모투자팀장을 글로벌 투자담당 임원(MD)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배 MD는 지난 10여년 간 국민연금에서 미주·유럽·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해외 사모펀드 운용과 공동투자를 총괄한 글로벌 투자 전문가다. SK스퀘어 관계자는 "배 MD를 영입해 강화된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반도체·넥스트플랫폼 영역 투자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영진의 주가 부양 노력도 눈에 띈다. SK스퀘어 내에서 M&A 실무를 진두지휘하는 윤풍영 CIO(최고투자책임자)는 이날 자사주 2000주를 장내매수해 총 9266주를 보유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