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난공불락'…폐·대장·췌장 '변이암' 치료제, 길 열렸다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2.05.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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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김성훈 연세대학교 연구팀/사진제공=김성훈 연세대학교 연구팀


김성훈 연세대학교 약학과 교수와 이경 동국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세브란스병원의 이강영, 민병소 교수 등 다수 국내 연구진들과 공동 연구로 주요 발암 인자인 KRAS를 통해 유발되는 새로운 암 촉진 기전을 밝혀냈다고 11일 밝혔다.

본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바이오 분야 최고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4.919)'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로 KRAS 변이로 유발되는 폐암, 대장암, 췌장암 등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신약 개발 루트 발굴이 기대된다.



KRAS는 다양한 암에서 주요 발암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지난 40년 동안 수많은 제약사와 연구자들이 표적 치료제 개발에 도전했다. 하지만 실패를 거듭하다가 최근에야 제한적인 성공 사례가 보고됐다. 아직도 다양한 KRAS 변이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AIMP2-DX2라고 하는 또 다른 발암 인자의 작용 기전을 연구하던 중 DX2가 KRAS에 결합해 그 발암성을 지속할 수 있도록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 두 가지 발암 인자의 상호작용을 막음으로써 KRAS에 의해 유발되는 암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에 착안해 약물성 화합물 라이브러리로부터 두 단백질 결합을 저해할 수 있는 신규 화합물을 발굴했다. 이 화합물 항암 효능을 검증함으로써 KRAS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 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지난 수십 년간의 실패 끝에 KRAS 특정 변이에 작용하는 항암제가 2019년 최초로 사용 허가를 받은 이후, KRAS를 타깃하는 신약 개발 경쟁이 다시 전 세계적으로 불붙고 있다"며 "하지만 대부분 시도는 KRAS 특정 변이체에만 작용이 국한돼 다양한 KRAS 변이에 대응하지 못하며 항암제 내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에 비해 이번 발견은 KRAS 모든 변이에 유효할 수 있는 항암제 개발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크게 차별화된다"며 "향후 KRAS 치료제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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