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CC)TV의 바이오경제 발전계획 보도 화면 /사진=중국 중앙(CC)TV 방송 캡처
2019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반도체 공급을 차단해, 화웨이를 주저앉힌 걸 떠올린다면 중국이 화이자의 mRNA백신을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때 중국은 반도체 등 핵심기술은 아웃소싱(외부조달)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바이오도 중국이 글로벌 수준으로 육성해야 하는 산업이 됐다.
발개위는 바이오경제에 대해 △생명과학과 바이오기술의 발전이 동력이며 △생물자원의 보호·개발·이용을 기초로 해서 △제약, 헬스케어, 농업, 에너지산업을 융합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바이오경제는 제약바이오뿐 아니라 바이오재료, 바이오에너지 등이 포함된 광범위한 개념이다.
특히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첨단기술발전 가속화 △핵심기술 집중 연구 △혁신서비스 체계 정비 △제약기업 경쟁력 제고 등 4가지 방면에서 제약바이오 산업의 발전을 촉진시키겠다고 밝히는 등 제약바이오 산업이 핵심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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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중국의 '제14차 5개년 바이오(生物)경제 발전계획'은 총론으로서 전반적인 비전을 제시했으며 앞으로 구체화된 계획이 속속 발표될 전망이다.
2015년부터 빨라진 중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성장
중국 제약바이오 산업이 급성장하게 된 계기는 2015년 신약심사평가제도의 대대적인 개혁이다. 이후 의약품 심사 속도가 빨라지고 신약 연구개발 기준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접목됐으며 복제약(제네릭) 심사가 간편화됐다. 이로 인해 신약 출시와 상업화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면서 시장규모가 급속히 팽창한 걸 알 수 있다. 2016년 2조5100억 위안(약 477조원)이었던 중국 제약바이오 시장 규모는 4년 뒤인 2020년 40% 넘게 성장했다.
중국 정부의 바이오산업 육성정책도 바이오업체 발전을 가속화시켰다. 2018년 홍콩거래소의 바이오기업을 위한 18A 상장규정 발표 및 2019년 상하이거래소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 출범으로 벤처캐피탈(VC)의 자금회수가 수월해졌고 이로 인해 VC의 바이오기업 투자가 늘었다. 2017년에 비해 2021년 중국 바이오업체의 자금조달 규모도 약 3.5배 증가했다.
또한 2021년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이 승인한 신약은 76개로 2020년(48개)보다 50% 이상 증가하는 등 중국 제약바이오 산업은 새로운 성장단계에 진입했다.
의약품시장 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의 신약 연구개발비용은 190억 달러로 전 세계 신약 연구개발비용의 약 10%를 차지했다. 중국의 신약 연구개발비용 증가속도가 전 세계 평균을 앞서고 있지만, 전체 연구개발비용은 미국의 약 5분의 1에 불과해 미국과의 격차 축소에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2억명이 넘는 노인인구와 소득증가가 바이오경제 성장 이끌어
또한 중국의 경제발전과 생활수준 향상으로 주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의료보건 지출이 늘고 있다. 2021년 중국인은 1인당 2115위안(약 40만원)을 의료보건비로 지출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4.8% 증가한 수치다. 의료보건비 지출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9%로 커졌다.
특히 중국 경제수도인 상하이가 제약바이오의 선두주자다. 2020년 제약바이오 업체의 자금조달 현황을 보면 상하이가 84억1000만 위안(약 1조6000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자금조달건수도 14건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그 다음은 상하이 인근의 장수성, 저장성이 차지했으며 4위는 남부의 광둥성이다.
중국의 바이오경제는 바이오 안보와 고령화 대응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당분간 반도체와 바이오가 중국이 핵심 역량을 집중하는 양대 산업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