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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에이스 변신' 전 SK 외인 "올해 SSG 잘해 기분 좋다" [일문일답]

스타뉴스 신화섭 기자 2022.05.1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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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리조나 메릴 켈리.  /사진=애리조나 구단 홍보팀 제공 애리조나 메릴 켈리. /사진=애리조나 구단 홍보팀 제공




[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한국의 모든 것이 다 그립습니다. 올해 SGG 랜더스가 잘 해 기분이 좋네요."

전 SK(현 SSG) 투수 메릴 켈리(34·애리조나)는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 홈팀 라커룸에서 진행된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야구팬은 물론 음식과 동료들, 그리고 직원들과 송도에서 함께 했던 추억까지, 정말이지 한국의 모든 것들이 다 그립다"고 말했다.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니었다. 그의 말투와 표정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미국 텍사스주에서 태어난 후 애리조나주에서 성장한 켈리는 2010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8라운드(전체 251번)에서 탬파베이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진출했다. 입단 계약금은 12만 5000달러(약 1억 5925만원). 기대치가 그리 높지 않은 하위지명이었다.

하지만 켈리는 3년 만인 2013년 마이너리그 최상위 레벨인 트리플 A까지 오르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4년에는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초대돼 개막전 로스터를 향한 경쟁을 펼쳤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해 트리플 A에서 뛴 켈리는 시즌 9승 4패 평균자책점 2.76의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메이저리그 콜업은 없었다. 시즌이 끝난 뒤 당연하다고 여겼던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도 오르지 못했다. 쉬 납득이 되지 않는 대목이었다.

이에 대해 켈리는 "그때 내가 느꼈던 실망감은 매우 컸다. 그래서 뭔가 전환점이 필요했던 시기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러던 때에 한국에서 러브콜이 왔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SK와 계약했다"고 말했다. 그의 나이 26세였다.

켈리의 말처럼 한국행은 말 그대로 전환점이 됐다. 한국에서 4시즌(2015-2018년) 동안 롱런한 그는 통산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의 호성적을 기록했고, 2018년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기여했다.

한국에서 거둔 켈리의 성공은 2018년 12월 현 소속팀 애리조나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으며 고국으로 금의환향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켈리는 올 시즌을 앞두고 애리조나와 2년 총액 1800만 달러(약 229억 3200만원)의 연장 계약도 체결했다. 메이저리그 무대는커녕 40인 로스터에도 들지 못한 채 한국으로 떠나야만 했던 무명 투수가 8년 만에 이뤄낸 인생역전 드라마인 셈이다.

켈리는 14일(한국시간) 현재 올 시즌 7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 1패 평균자책점 1.71의 눈부신 성적을 올리고 있다. 팀내 다승·평균자책점 1위의 에이스로 활약 중이며, 내셔널리그(NL)에서는 평균자책점 3위와 투구이닝(42) 7위에 올라 있다.

메릴 켈리.  /사진=애리조나 구단 홍보팀 제공메릴 켈리. /사진=애리조나 구단 홍보팀 제공
다음은 켈리와 일문일답.

- 시즌이 준비한 대로 잘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 초반이긴 하지만 지금까지는 계획하고 기대한 방향으로 잘 가고 있다. 체력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아무 문제도 없다. 매우 좋은 편이다.

- 승수나 평균자책점 등 시즌 목표가 있다면.
▶ 이루고 싶은 목표는 단 하나다. 내가 등판한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야구는 단체운동이기 때문에 개인 목표는 큰 의미가 없다. 어떡하든지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 그것만이 목표다.

- 올 시즌 벌써 3승을 거뒀다. 평균자책점도 뛰어나다. 비결이 있다면.
▶ 마음자세인 것 같다. 오프시즌에 체력적으로 시즌을 잘 준비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보다 시즌이 시작된 후 일희일비하지 않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꾸준하게 내 자신을 믿고 던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메이저리그에서 벌써 4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갈수록 마음이 편해지고, 그러다 보니 자신감도 붙는 듯하다. 올해는 아직까지 모든 게 잘 되고 있는 것 같아 좋다.

- 다년계약 때문에 마음이 편해진 탓도 있는 것 아닌가.
▶ (웃으며) 그 점은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그럴지도 모르겠다.

- 야구선수들은 미신을 잘 믿는 편이다. 본인도 징크스가 있는지.
▶ 한국에 가기 전에는 선발로 등판하는 날마다 특정 브랜드의 음식만 챙겨 먹었다. 그런데 한국에선 그 브랜드의 음식을 구할 수가 없어 자연스럽게 징크스가 사라졌다. (웃음) 가급적이면 징크스는 안 만들려고 한다. 만들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 2014년 트리플 A에서 호투를 펼쳤는데 시즌 뒤 한국에 갔다. 무엇이 한국행을 결정지었나.
▶ 좋은 질문이다. 나의 과거에 대해 조사를 한 것 같은데, 지적한 것처럼 2014년 트리플 A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당시 동료들은 물론 코칭스태프도 그해 가을에 메이저리그 콜업을 기대해도 좋다고 했다. 그런데 이뤄지지 않았다. 실망했지만 그해 겨울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는 들 줄 알았다. 그런데 그마저도 불발됐다. 룰파이브 드래프트에서도 지명을 받지 못했다. '뭐지?' 하는 생각이 들 만큼 그때 내가 느꼈던 실망감은 매우 컸다. 그래서 뭔가 전환점이 필요한 시기였다. 그러던 때에 한국에서 러브콜이 왔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SK와 계약했다.

SK 시절 켈리.  /사진=OSENSK 시절 켈리. /사진=OSEN
- 한국에서 보낸 4년의 시간이 야구인생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나.
▶ 물론이다.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특히 한국에서는 통역이 있긴 하지만 코칭스태프와 소통이 100%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에서처럼 투수코치에 의존하지 못하고 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 홀로서기가 가능해지면서 스스로 좀 단단해진 것 같다.

- 시간이 꽤 지나기는 했지만 한국과 관련해 그리운 것이 있다면.
▶ 다 그립다. 한국의 야구팬은 물론 음식과 동료들, 그리고 직원들과 송도에서 함께 했던 추억까지, 정말이지 한국의 모든 것들이 다 그립다. 미국에 온지 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SSG 랜더스의 경기 결과를 지켜볼 정도로 한국 야구에 대한 관심도 여전하다. 특히 올해 랜더스가 정말 잘해 기분이 좋다. 아울러 올해 랜더스에 합류한 케빈 크론(29)과도 자주 연락을 주고 받고 있어 KBO와 한국에 대한 소식은 꾸준히 접하고 있다.


- 지난 주 케빈의 형인 C.J. 크론(32·콜로라도)과 인터뷰 할 때 당신이 케빈에게 많은 조언을 해줬다고 들었다. 어떤 조언을 해줬는지 궁금하다.
▶ 한국에서 야구를 하고 필드 밖에서 생활을 할 때 관련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해줬다. 다른 언어와 문화를 잘 받아드릴 수 있도록 내가 경험한 것들에 근거해 조언을 건넸다. 지금도 케빈과 자주 연락을 하는데 야구 외적으로 외식은 어디서 해야 좋은지, 어떤 한국 음식이 맛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꾸준히 받고 있다. 내가 케빈의 개인통역인 것 같다. (웃음)

- 끝으로 당신을 그리워하는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 한국을 떠난지 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SNS 등을 통해 연락을 하고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는 한국 야구 팬들이 너무 많다. 그들에게 다시 한 번 더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어디에 있든지 늘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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