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쉴더스·원스토어 잇딴 상장철회, 증시 불안에 IPO 숨고르기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2.05.11 16:44
글자크기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이사 / 사진제공=원스토어이재환 원스토어 대표이사 / 사진제공=원스토어


IPO(기업공개)를 추진하던 SK그룹 계열 애플리케이션 마켓 운영 업체 원스토어가 11일 상장철회를 결정했다. SK스퀘어의 '계열사 연쇄 상장' 전략의 좌초다.



SK스퀘어 (78,600원 ▼700 -0.88%) 계열사 중 첫 IPO 주자로 나선 SK쉴더스가 지난 6일 상장을 철회하고 1주일도 지나지 않아 원스토어도 자진 철회했다. '연속타자 삼진'이다. 2025년까지 자회사 원스토어·SK쉴더스·11번가·콘텐츠웨이브·티맵모빌리티 등을 연이어 상장한다는 SK스퀘어의 계획도 틀어졌다.

11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원스토어는 이날 상장철회를 결정했다. 지난 9~10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실적이 부진한 영향이다. '제값'을 받을 수 있을때 상장에 재도전한다는 계획이지만 체면을 구겼다. 이날 원스토어는 입장문을 통해 "어려운 거시경제 환경 속에서도 기업의 펀더멘털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 IPO를 추진해 왔지만 급격히 위축된 투자 심리를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려운 시점으로 판단해 상장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며 "향후 국내외 투자 환경이 개선되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 추진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원스토어는 상장철회 여부를 두고 주관사 등과 장시간 회의를 진행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공모가를 낮춰 상장을 강행한다는 분위기였지만 결국 상장을 미루기로 했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이틀 전 열린 간담회에서 "시장 상황이 어려울 때 옥석이 가려진다"며 "저희는 늘 옥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어려운 경기 상황에서도 상장을 밀고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스토어는 IPO를 통해 총 666만주를 공모하기로 했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3만4300원~4만1700원으로 상장 후 기업가치는 최대 1조1111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대표는 "어려운 시장 상황이 모두 반영된 공모가"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9~10일 기관투자자 공모 과정에서 공모 희망가를 밑도는 금액이 나오며 수요가 줄어든 점이 확인됐다. 참여기관 중 상당수가 공모가 하단보다 낮은 2만5000원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IPO 시장의 '급냉' 분위기는 한층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태림페이퍼도 IPO 계획을 미룬다고 밝혔다. 원스토어까지 고개를 숙이면서 올들어서만 6번째 상장철회 결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보로노이·SK쉴더스·대명에너지 등이 올해 상장을 철회했다.

IPO 시장이 위축된 것은 앞서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흐름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2배 3배 뛰어오르던 예전 분위기가 사라진지 오래다. 증시가 약세장에 빠지면서 상장 새내기 종목 주가도 손실을 걱정해야 하는 상태다.

코스피지수가 17개월 만에 2500대까지 하락하고 연일 연중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증시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영향을 IPO 시장도 피할 수 없었다.

연속타자 삼진을 당한 '팀 SK스퀘어의' 주가는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날도 전 거래일 대비 3.25% 하락한 4만47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과 분할상장한 이후 종가 기준 가장 낮은 가격이다. 상장일 당시 8만5000원까지 올랐던것과 비교하면 반토막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