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삼천피' 시대 열린다?…증권가 "'이것' 사라" 한목소리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2022.05.1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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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하반기 '삼천피' 시대 열린다?…증권가 "'이것' 사라" 한목소리


국내 증시에 잔인한 봄이 계속된다. 올들어 우하향하는 코스피지수가 하반기에는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증권사별로 시각이 엇갈리는데 일부는 '삼천피'(코스피지수 3000선) 시대가 다시 올 것으로 전망한다.

11일 증권가에 따르면 하반기 국내 증시 전망 보고서에서 증권사별로 코스피지수 밴드 추정치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BK투자증권(2400~2850선)과 하나금융투자(2530~2810선)는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라며 눈높이를 낮춰 잡은 반면 한화투자증권(2600~3100선)과 삼성증권(2500~3000선)은 코스피 지수의 3000선 회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가능성 등 주요 변수에 대해 증권사별 진단과 평가, 전망이 다른 때문이다.

증권가는 대체로 인플레이션이 완만하게 내려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해석하는 데 상당한 시각차를 나타냈다. 일부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통과해도 여전히 높다고 진단한 반면 일부는 낮아진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통화 정책의 강도가 약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하락해도 연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미국 5.7%, 한국 3.0%로 높은 수준"이라며 "미국은 고용 시장 호황과 고물가의 양면적 필요에 따라 연내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계속 긴축 의지를 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은 서서히 낮아지는 인플레이션이 하반기 악재가 아닌 호재로 바뀌고 이로써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폭도 50bp(1bp=0.01%포인트)에서 25bp로 작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은 기업에 대한 실적 컨센서스(시장 기대치 평균)가 우상향되기 위한 기본적 조건이라며 오히려 물가 하락은 실적 컨센서스 우하향을 부추겨 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2596.56)보다  10.04포인트(0.39%) 하락한 2586.52에 출발한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56.14)보다 2.41포인트(0.28%) 하락한 853.73에,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76.4원)보다 1.3원 오른 1277.7원에 문을 열었다. 2022.05.11./사진=뉴시스[코스피가 전 거래일(2596.56)보다 10.04포인트(0.39%) 하락한 2586.52에 출발한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56.14)보다 2.41포인트(0.28%) 하락한 853.73에,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76.4원)보다 1.3원 오른 1277.7원에 문을 열었다. 2022.05.11./사진=뉴시스
경기 침체 가능성 진단도 엇갈렸다.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갈 것이라고 밝힌 증권사는 경기 침체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우려가 아직까지는 기우에 불과하다며 "뉴욕 연준의 12개월 이후 경기 침체 발발 확률은 현재 6.1%로 경험적 위험 신호인 30%를 밑돌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경기 침체는 언제나 고용 시장의 균열 또는 붕괴에서 출발하는데 지난달 미국 실업률은 3.6%로 경험적 위험 신호인 5%선을 밑도는 고용 시장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도 "미국인 소비 성향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당시 60%대에서 지난해 70%대 중반, 올해 70%대 후반으로 정상화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의 가계 초과 저축이 선진국의 소비 회복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코스피지수 상단을 2850선으로 본 변 연구원은 고물가로 인한 수요 둔화와 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부담이 커져 하반기 이후 소비 심리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실제 경기 침체가 올지 알기 어렵다는 데 동의했지만 경제 지표가 지속적으로 악화하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경기 침체 조짐이 보이는 현재 시점에서 주식의 장점은 적다고도 덧붙였다.

증권가는 다만 유동성 장세가 끝났고 이익이 좋고 투자로 성장성까지 갖춘 기업이 실적 장세를 주도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 관점에서 증권사는 대부분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 매수를 추천했다. 변 연구원은 "위험으로부터 삼성전자 주가 변동성이 적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현금 흐름이 우수해 투자가 나올 수 있다고 관심을 뒀다.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은 "벌어들이는 돈의 규모 자체가 우위에 있는 기업에 주목하라"며 삼성전자를 들었고,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하반기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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