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꼽은 자동차·교통 공약 중 법인차 관련 공약이 가장 이행 난이도가 쉬운 것으로 꼽힌다. 과정 자체도 복잡하지 않고, 비용도 적게 들며 많은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의 '2021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4억원 이상 고가 수입차 브랜드의 국내 판매 대수는 전년(1234대) 대비 25% 증가한 1542대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84.8%는 법인·사업자가 사들인 차량이었다. 이들이 구매한 △벤틀리 △페라리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애스턴마틴 △맥라렌 △로터스 차량의 평균 판매가는 4억원에 달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17일부터 시행된 '안전속도 5030 정책'을 손보겠다고도 했다. 일반도로를 시속 50㎞, 주택가 등 이면도로를 시속 30㎞로 제한속도를 낮추는 게 골자인데, 보행자 통행이 불가능한 도로에서는 시속 60㎞로 제한속도를 상향하겠다는 것이다.
5030 도입 확대를 통해 교통사고·보행자 사망자가 줄어들었지만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국내 도로 사정을 반영하지 못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이 역시 유권자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어느 도로의 제한속도를 상향해야 할지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를 조사하고 분류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어느정도 필요하며,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타당성도 검토해야 한다. 제한속도를 낮추는 세계적인 추세와도 벗어난다.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보행자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제한속도를 줄이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운전자들이 납득할 수 있게 도로환경을 조성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한전 적자 개선이냐, 전기차 충전료 동결이냐…딜레마 빠진 尹 정부

전기차 충전요금 특례할인은 전기차 보급 초기인 2017년 한전이 도입했다. 한전은 2019년 12월 종료 예정이던 특례할인 제도를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올해 6월까지 연장하면서 한전의 적자 규모를 감안해 할인율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한전 계획대로라면 2017년 kWh당 173원가량이던 요금은 2016년 이전 수준인 313.1원으로 인상된다.
그러나 한전은 원자잿값 폭등 등이 겹쳐 올해 1분기 6조원 가까이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적자 규모가 20조원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전 입장에서는 전기료를 정상화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전기차 충전요금 할인 혜택이 사라지면 안그래도 신차 인도 기간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전기차 구매 매력도가 더 떨어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충전요금 공약은 에너지 정책과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한전의 적자는 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 탓이 크다"며 "원전 도입 등 전기 생산 단가를 낮추는 정책을 펴면서 충전요금 동결 공약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결국엔 한전도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전기차 충전 요금을 낮추겠다고 한전에 비용을 전가하면 그 부담은 다시 국민들에게 돌아올 것"이라며 "완속 충전 요금을 시간대 별로 더 세분화해서 사실상 인하효과를 유도하는 등 단순 요금 동결이 아닌 자세한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