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정점 통과하면 美연준 '스몰스텝'? 증권가 "韓증시는…"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2022.05.1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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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 수치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정점론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증권가는 연말까지 인플레이션이 서서히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국내 증시 전망에 대해서는 시각을 달리했다.



11일 증권가에 따르면 시점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증권사 대부분은 하반기에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으로 봤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의 분기별 CPI는 2분기를 정점으로 완만하게 하락할 전망"이라며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잦아들 수 있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은 인플레이션이 1분기 정점을 통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WTI(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을 들어 하반기부터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될 것이며 더이상 증시를 지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1분기 WTI 가격의 전년대비 변화율은 +65%"라며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WTI 가격의 전년대비 변화율은 2분기 +50%, 3분기 +38%, 4분기 +35%로 증가율이 하락세"라고 더했다.

다만 증권가는 인플레이션 정점을 맞은 이후의 상황에 대한 해석에서 차이를 나타냈다. 일부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어도 여전히 높다며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일부는 낮아진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통화 정책 강도가 약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 연구원은 "물가가 하락해도 연말 CPI는 미국 5.7%, 한국 3.0%로 높은 수준"이라며 "상승세를 유지 중인 상품 가격이 의미 있는 하락세를 보이기 전까지 높은 물가 수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고용 시장 호황과 고물가의 양면적 필요에 따라 연내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계속 긴축 의지를 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는 짧은 기대감만 낳을 뿐 계속해서 높은 인플레이션과 긴축에 따른 본격적 경기 둔화 양상이 증시에 새 부담이 될 것이라며 하반기 코스피지수 밴드 추정치를 2400~2850선으로 제시했다.

반면 다른 증권사는 인플레이션 약화 효과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폭도 작아질 것이라고 했다.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은 인플레이션이 하반기에는 악재가 아닌 호재로 바뀐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인플레이션이 내려오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불황 속 물가 상승) 확률은 낮아지고 연준 금리 인상 폭도 50bp(1bp=0.01%포인트)에서 25bp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은 기업에 대한 실적 컨센서스(시장 기대치 평균)가 우상향되기 위한 조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도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는 하반기 성장률 회복과 연준 긴축 속도 조절을 자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를 보다 긍정적으로 본 이들 증권사는 코스피지수 밴드 추정치를 더 높게 잡았다.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은 2600~3100선으로, 김 연구원은 2500~3000선으로 제시하며 코스피지수가 하반기에는 3000선을 회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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