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여주연 기자 = 르노삼성 부산공장. 2020.9.25/뉴스1
르노코리아는 지리그룹이 자사 지분의 34.02%를 보유했다고 10일 밝혔다. 중국 지리그룹의 지분 참여 이후에도 프랑스 르노그룹의 최대 주주 지위는 계속 유지된다.
스테판 드블레스 르노코리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리그룹의 이번 지분 참여 결정은 한국 시장의 높은 잠재력을 기반으로 르노코리아와의 합작 모델 개발에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볼보와 합작해 만든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도 지난 3월 말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개시했다. 지난달에는 출시 2달여 만에 테슬라를 누르고 국내 수입 전기차 판매 1위를 달성했다. 같은달 볼보는 처음으로 국내 수입차 시장 판매량 3위를 기록했다. 지리그룹은 국내 수입차 시장 부동의 1위인 벤츠의 모회사인 다임러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아울러 지리그룹은 본격적으로 한국을 자사 합작 개발 차량의 생산 거점으로 이용할 전망이다. 지난 2월에는 명신과 손잡고 전기 트럭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양사는 국내 인증과 시장에 맞는 차량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으로, 개발 성공시 명신이 인수한 옛 군산GM 공장에서 중국산 전기트럭이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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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에서는 지리가 '중국산 브랜드'가 갖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떨치기 위해 합작 모델 개발 및 합작 법인을 앞세우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리는)'메이드 인 차이나'로 미국·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려면 수십년이 걸리는데 현대자동차그룹도 '메이드 인 코리아'로 지금에 오기까지 30~40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지리가 메이드 인 차이나를 메이드 인 코리아로 탈바꿈하기 위해 한국 시장을 이용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일부 산업에서는 중국산 핵심 부품을 한국에 들여와 반조립제품(CKD)·부분조립생산(SKD) 등을 통해 한국산으로 바꿔 수출해왔는데, 합작 개발·생산 등이 이를 응용한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르노코리아 같은 경우 국내 점유율이 떨어지고 실적이 좋지 않아 수세에 몰려 있는 상태"라며 "지리 입장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지분 인수를 하면서 르노의 선진 기술을 이용하며, 대한민국을 게이트웨이(관문) 삼아 유럽·미국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기술 수준도 높고 선진국이고 가깝고 물류비용도 거의 안드는 한국을 활용하는 것"이라며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한국이) 중국의 하청시장으로 변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