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치 상회' 초과 조성…투자도 대부분 집행
현재까지 총 87건, 2149억5000만원 투자가 완료됐다. 투자건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블라인드 펀드에서 팹리스 분야에 약 731억3000만원(36건), 반도체 장비 분야에 129억원(10건), 반도체 소재 분야에 217억5000만원(9건), 응용 신성장 분야에 357억4000만원(28건)이 투자됐다. 프로젝트 펀드의 경우 시스템반도체 분야 282억7000만원(2건), 공정·장비 분야 201억6000만원(1건), 소재 분야 230억원(1건) 등이다.
시스템반도체 상생 펀드는 총 4개의 하위펀드가 조성돼 27건, 총 390억9000만원의 투자가 집행됐다. 팹리스 분야에 208억9000만원(12건), 파워반도체 분야에 10억원(1건), 디자인하우스 분야에 68억9000만원(5건), 응용 신성장 분야에 103억1000만원(9건) 등이다. 하위펀드는 모두 블라인드 펀드다.
소재 국산화 등 성과 잇따라…"韓 반도체 약점 보완"펀드조성 초기에 이뤄진 투자건을 중심으로 성과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대표적 성과로는 TEMC 사례가 꼽힌다. TEMC는 충북 소재 반도체 특수가스 전문회사로 2017년 11월과 2020년 8월에 반도체 성장 펀드로부터 각 30억원씩 두 차례 투자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2019년에 일본의 핵심 소재 수출 규제가 벌어지면서 국내 소부장 육성과 핵심 소재 국산화 필요성이 대두됐다"며 추가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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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C는 투자금을 토대로 2020년 반도체 식각 공정 등에 사용되는 에칭가스의 공동개발을 조기 완료하고 양산에 돌입했다. 에칭가스는 반도체 제조 중 회로의 불필요한 부분을 정교하게 깎아내는 기능을 하는 핵심 소재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의존도가 큰 반도체용 희귀가스 네온을 국산화해 국내 공급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현재 코스닥 상장도 앞두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성과가 나왔다. 반도체 IP(설계자산) 플랫폼 전문회사인 오픈엣지테크놀로지 얘기다. 이 회사는 2017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출신의 설계 인력이 모여 설립한 업체다. 반도체 설계도인 IP를 제작해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들로부터 수수료와 로열티를 수취하는 것이 업이다. 반도체 성장 펀드와 시스템반도체 상생 펀드로부터 총 25억원을 투자 받았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픈엣지테크노로지는 설립 이후 2022년 1월까지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와 총 27건 이상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법인을 설립해 최고급 연구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 최초로 예비기술성평가에서 AA등급을 받아 올해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업계 한 인사는 "중소기업은 투자를 통해 성장하고 대기업은 해외에 의존하던 소재·부품·장비의 국내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는 반도체 산업 동방 성장의 모범 사례"라 평가했다. 이어 "특히 대기업·메모리반도체 편중이라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약점을 보완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추가 펀드 조성을 통해 성과 창출을 지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