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승절 하루 전…질 바이든·트뤼도 직접 우크라 찾았다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2.05.09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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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예고 없이 깜짝 방문…우크라에 대한 연대 표명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우즈호로드 공립학교를 방문한 질 바이든 여사(왼쪽)가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AFPBBNews=뉴스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우즈호로드 공립학교를 방문한 질 바이든 여사(왼쪽)가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AFPBBNews=뉴스1


러시아 전승절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서방 고위 인사들이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직접 방문해 지지를 표명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이날 임시 피난처로 사용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마을 우즈호로드의 공립 학교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를 만났다.



학교에 도착한 바이든 여사는 젤렌스카 여사와 포옹하고 꽃다발을 건넸다. 바이든 여사는 "어머니의 날에 맞춰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고 싶었다"며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잔인한 전쟁은 중단돼야 하는 것이며, 미국인들이 우크라이나인들과 연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에 젤렌스카 여사는 "매일 공습 경보가 울리고 전쟁이 일어나는 이곳에 미국 영부인이 방문한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안다"며 "용기 있는 행동을 보여준 데 감사를 표한다"고 화답했다.



두 여사는 임시 피난처에서 1시간가량 비공개 회담을 진행하고, 학교에서 열린 어머니의 날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바이든 여사는 지난 6일부터 루마니아를 시작으로 동유럽을 순방 중이다. 당초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슬로바키아에서 우크라이나 피난민과 미군 장병, 구호활동가 등을 만나 연대를 보여주고 귀국할 예정이었는데, 계획에 없던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했다.

8일(현지시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왼쪽)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AFPBBNews=뉴스18일(현지시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왼쪽)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이날 내각 핵심 인사들과 함께 예고 없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도시 이르핀을 방문했다. 이르핀은 개전 초기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지역이다. 지난 3월 말 러시아군이 북부 전선에서 퇴각한 후 이르핀에서는 러시아군에 잔혹하게 살해된 다수의 민간인 시신이 발견됐다.


올렉산데르 마르쿠신 이르핀 시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트뤼도 총리가 러시아 점령군이 저지른 참상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자 이르핀에 왔다"며 "그는 군사시설이 아닌 민간인 주택이 완전히 파괴된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트뤼도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트뤼도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극악무도한 전쟁 범죄의 책임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푸틴의 전쟁에 연루된 러시아인 40명, 5개 단체 등에 신규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더불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도 약속했다. 트뤼도 총리는 "드론 카메라, 위성사진, 소형 무기, 탄약 등 보다 많은 군사 지원을 공표한다"고 말했다.

캐나다 정부는 키이우에 대사관도 다시 열 계획이다. 캐나다로 수입되는 우크라이나산 모든 수입품에 대한 무역관세도 철폐할 방침이다.

러시아는 오는 9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이 독일 나치를 물리친 것을 기념하는 전승절을 맞는다. 푸틴 대통령이 전승절에 전면전을 선언하고 대규모 징집령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우크라이나 안팎에서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반면 러시아 측은 전승절에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면전을 선언할 것이라는 서방의 추측을 일축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전면전 선언은)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그런 말들에 귀를 기울이지 말라. 사실이 아니며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군은 전승절을 포함해 특정 날짜에 맞춰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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