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합병무효' 소송 6년만에 마무리…주주들 항소 취하

머니투데이 정경훈 기자 2022.05.0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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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울고법 청사 /사진=뉴스1서울 서초구 서울고법 청사 /사진=뉴스1


삼성물산 주주들이 제일모직과의 합병이 무효라며 낸 소송에서 항소를 취하했다. 6년만에 재판이 마무리된 것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일성신약 등 삼성물산 주주들의 소송대리인 LKB앤파트너스 측은 이 사건을 심리한 서울고법 민사16부(부장판사 차문호)에 2일 항소취하서를 제출했다.

1심의 원고 패소 판결이 확정된 것이다. 1심 재판부는 2017년 10월 "자본시장법에 의해 합병 비율이 산정됐고 부정거래 행위라는 점의 특별한 사정이 없어, (합병 무효를) 인정할 수 없다"며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과 주주에게 불리하다고 산정할 수 없고, 설사 다소 그렇다고 하더라도 현저히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삼성물산 주주들의 항소 취하에는 최근 대법원 판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14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삼성물산의 주식 매수 가격이 적정가보다 낮다고 인정했다. 이에 따라 합병 무효 대신 적정한 배상을 받는데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읽힌다.

삼성물산은 2015년 7월 이사회를 거쳐 주주총회에 제일모직과 합병을 결의했다. 이에 일성신약과 소액주주 등은 합병에 반대하며 삼성물산에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살 것을 요구했다. 당시 삼성물산은 일성신약에 주당 5만7234원의 가격을 제시했다.

일성신약 등은 가격이 너무 낮다며 2015년 8월 법원에 가격 조정을 신청했고, 이듬해 2월 합병 무효 소송도 냈다.


가격 조정 신청을 심리한 1심 재판부는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줬다. 자본시장법과 그 시행령에서 정한 대로 합병 관련 이사회 결의 날인 전날의 시장주가를 기초로 주식매수가격을 산정하면 5만7234원이 적정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주당 5만7234원보다 9368원 높은 6만6602원이 적정하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삼성물산의 주가는 합병에 관한 이사회 결의일 전일 이전부터 합병 계획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며 "삼성물산의 시장 주가는 객관적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했다. 대법원은 주주들과 삼성물산의 재항고를 모두 기각하고 2심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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