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W 대만 버전. /사진=엔씨소프트
국내 고래유저와 닮은 왕서방 '현질'대만에서 인기를 끄는 한국 게임들은 대부분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다. 시장분석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대만 게임업계에서 RPG 장르는 42% 가량의 점유율을 보일 정도로 대만 게이머들의 RPG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특히 승부에서 이기기 위해 과금을 거리낌 없이 하는 대만인들의 성향은 한국처럼 P2W(Pay to Win) 사업 모델이 성공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대만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한국과 거의 차이가 없는 등 유사한 경제 수준도 한국 게이머와 대만 게이머 간 비슷한 과금 흐름을 만드는 동력이다.
20여년 터 잡은 한국 IP '인지도'
지난 2일 기준 대만 앱스토어(왼쪽)와 플레이스토어 게임 인기순위 1위에 오른 웹젠의 뮤아크엔젤2. /사진=앱스토어, 플레이스토어
최근 뮤아크엔젤2를 대만에 출시한 웹젠의 경우 그간 국내에서 저조한 '뮤' 시리즈의 실적을 보완한 건 해외 IP사업이었다. 뮤 IP를 기반으로 '천마시공' 등 중국 게임사들이 개발한 게임들이 중화권 게이머들에게 이미 친숙하게 다가선 상태였기에 뮤아크엔젤2가 출시 즉시 양대 앱마켓에서 상위권에 오를 수 있었다.
이른바 '친한(親韓) 시장'으로 불리는 대만 시장을 첫 해외진출 교두보로 삼는 업체도 점점 늘고 있다. 펄어비스 (30,000원 ▼350 -1.15%)의 검은사막 모바일은 2018년 첫번째 해외진출 국가로 대만을 택해 최단기간에 100만명 사전예약을 받는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플레이위드 (5,860원 ▲40 +0.69%)의 NFT(대체불가토큰)게임 '씰 M'도 대만을 시작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판호 막힌 중국시장…대만 먼저 공략
/그래프=김다나 디자인기자
시장 규모 자체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게임 수출 비중은 1위 중국(35.3%), 2위 동남아(19.8%), 3위 대만(12.5%)이었다. 중국이 2019년에 비해 5.3%포인트 줄어든 데 비해 같은 기간 대만은 2.7%포인트 늘었다. 대만의 비중이 인구 10배에 달하는 북미 시장(11.2%)보다 높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대만은 최대 시장인 중국과 비슷한 언어, 문화에 기반한 국가"라며 "최근 판호 발급이 사실상 막혀있는 중국이 나중에 개방될 경우를 대비해 이용자 성향이나 트렌드를 미리 파악해두기에 용이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