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제제 연구소 건립, 임상 실험실 프로젝트 등 내용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웅제약은 인도네시아 국립대학과 바이오 공정 연구소 및 바이오 분석 연구소를 공동으로 대학 내에 설립해 대웅제약의 연구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 외부 협력을 통한 신약개발의 거점으로 인도네시아에 들이는 공이 큰 셈이다.
인도네시아에 공을 들이는 곳은 대웅제약 뿐만이 아니다. 종근당은 2015년 인도네시아 제약사 'OTTO'와의 합작법인 'CKD-OTTO'를 설립했고 2019년에는 현지에 항암제 공장을 준공해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GMP(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승인을 받았다. 이곳에서 제조한 항암제와 면역억제제 등 전략 품목을 아세안 10개국에 공급, 판매한다. 종근당은 CKD-OTTO를 거점으로 아시아, 중동, 북아메리카, 유럽시장 등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동아에스티도 현지 제약사 컴비파와 공동 투자해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PT 컴비파 동아 인도네시아'를 완공했다. 동아에스티 제품인 만성신부전 환자의 빈혈 치료제 '에포론'과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류코스팀' 등을 생산하게 된다.
사실 인도네시아는 제약업계에 진출하기 쉽지 않은 시장으로 통한다. 무엇보다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인 '할랄' 인증을 받는 것이 쉽지 않다. 지난해 인도네시아는 식품에 이어 의약품에까지 할랄 인증을 의무화했다. 인증을 받으려면 약품에 돼지고기 등 동물성 성분은 물론 알코올이 함유돼선 안된다.
현지 업체와의 협력 규정도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의약품을 유통·판매하려면 생산설비를 갖춘 현지 회사와 협력해야 한다. 또 5년 이내에 해당 의약품 관련 기술을 이전해 현지에서 제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같은 높은 문턱에도 불구하고 제약업계 진출이 가속화된 까닭은 인도네시아 시장 성장성이 높아서다. 시장조사기관 스테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0년 28억6100만달러 규모였던 인도네시아 제약업계 매출은 2025년 37억2200만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처럼 제약산업이 빠르게 성장하지만 전체 의약품 원료의 90%가 해외에서 수입된다. 자국 의약제품 연구개발 능력에 한계가 있는데다 현지 공장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뒤집어보면 한국 제약사들이 현지 진출해 안착할 경우 개척할 여지가 그만큼 큰 시장인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계 4위 인구대국인 만큼 앞으로 기회가 무궁무진하다"며 "이 곳에서 할랄 인증 등을 받아두면 추후 이슬람 시장 진출 교두보도 될 수 있어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