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K쉴더스 제공
6일 SK쉴더스는 "상장을 철회하고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기업 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 추진을 검토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지난 3~4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2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저조한 성적을 거둔 것이 철회 배경으로 꼽힌다. SK쉴더스는 공모가를 기존 희망가(3만1000~3만8800원) 하단보다도 20%가량 낮춘 2만5000원으로 정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이마저도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효 SK쉴더스 대표이사가 지난달 26일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계획을 소개하는 모습./사진=SK쉴더스 제공
SK쉴더스는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한은석 SK쉴더스 코퍼레이션 센터장은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SK쉴더스는 물리 보안부터 사이버 보안, 융합 보안까지 아우르는 세계적으로도 유일무이한 '라이프케어 플랫폼"이라며 "물리보안에 집중하는 에스원과의 비교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술력의 범위 자체가 다른 만큼, 실적 지표를 단순 비교해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반론이었다.
'얼어붙은 시장'은 SK쉴더스가 손 쓰기 어려운 악재였다. 현대엔지니어링, 대명에너지 등 올해 들어 상장을 철회한 'IPO 대어'도 여럿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이 같은 'IPO 한파'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SK쉴더스는 "대다수 기관투자자로부터 SK쉴더스의 펀더멘털(성장성·수익성·안정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지만,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돼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며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기업 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 시점에 상장 추진을 검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SK쉴더스 상장 좌초…'원스토어'는 성공할까SK스퀘어가 자회사 IPO를 핵심 과제로 내세운 가운데 첫 후보였던 SK쉴더스의 불발은 가벼이 볼 수 없는 악재다. 당장 '2호 IPO'로 거론됐던 원스토어에 관심이 쏠린다. 원스토어 주당 공모가는 3만4300~4만1700원으로, 오는 9~10일 공모가 산정을 위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 나선다. 공모가가 최상단으로 결정되면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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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SK쉴더스와 마찬가지로 원스토어도 '고평가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원스토어는 주가매출액비율(PSR)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산출했는데, 당초 비교기업을 구글(알파벳)·애플·카카오로 정했다가 이후 텐센트·네이버·카카오·넥슨으로 바꿨다. 수백조 매출을 내는 구글·애플과 영업 적자인 원스토어의 '체급 차이가 크다'는 비판을 의식해서다. 이에 원스토어는 비교 기업을 수정하면서도 희망 공모가는 낮추지 않았다. 다만 증권신고서에 "비교기업은 모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시현하고 있다" "영업손실 및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당사와의 비교는 한계점이 존재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럼에도 SK스퀘어 측은 '원스토어는 다르다'며 기대감을 내비친다. 전세계 앱마켓을 양분하는 구글·애플에 맞서 유일무이하게 버티고 있는 앱마켓이고, 국내에서는 2위 자리를 지키며 이미 경쟁력을 증명했다고 자평한다. 또 콘텐츠(IP 사업) 부문의 성장세도 주목해달라는 입장이다.
한편 원스토어 상장마저 어려워진다면 출범 6개월을 맞이한 SK스퀘어의 성장 전략도 일정 부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투자와 M&A(인수·합병)를 통한 신사업 진출과 함께 SK쉴더스·원스토어·11번가·콘텐츠웨이브·SK브로드밴드 등 자회사의 IPO가 SK스퀘어 성장의 양대 축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SK쉴더스의 상장 철회와 관련, 원스토어 측은 "상장일정 관련해 변동사항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