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인수후보 4곳, 최종 인수전 참여할 듯…최종 변수는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반준환 기자 2022.05.0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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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와 인수후보, 매각가 놓고 시각차이 커…전기차 잠재력이 관건

법원이 쌍용자동차의 인수합병 재추진을 허가한 14일 서울시에 위치한 한 쌍용자동차 대리점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2022.4.14./사진=뉴스1  법원이 쌍용자동차의 인수합병 재추진을 허가한 14일 서울시에 위치한 한 쌍용자동차 대리점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2022.4.14./사진=뉴스1


쌍용자동차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후보 4곳 모두 인수제안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이들은 최근 쌍용차 예비실사에서 전기차와 관련한 기술파악에 비중을 크게 둔 것으로 전해졌는데, 쌍용차의 상장폐지 이슈도 딜 성패를 가늠할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6,020원 ▼70 -1.15%)와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인수 후보 4곳의 쌍용차 예비실사를 전날 끝냈다. 지난달 19일부터 실시된 예비실사에 참여한 인수 후보 4곳은 KG그룹, 쌍방울그룹, 파빌리온프라이벳에쿼티(PE), 이앨비앤티다.



쌍용차와 EY한영회계법인은 인수 후보 4곳에 입찰 안내서를 보내 오는 11일까지 인수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이후 매각은 인수제안서에 적힌 인수 금액과 사업 계획 등을 토대로 먼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공개 입찰을 통해 최종 인수자를 가리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이뤄진다. 공개입찰에서 기존 인수후보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할 경우 최종 인수자로 선정될 수 있다.

인수 후보 4곳은 모두 인수제안서를 제출하기로 내부적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가 감사 의견 거절로 상장 폐지 위기에 놓이며 일부 인수 후보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인수 후보 4곳은 모두 인수전을 이어가기로 했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17일까지 쌍용차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경영개선 기간을 부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인수후보로는 KG그룹이 가장 적극적이다. 2019년 동부제철 인수 당시 손잡았던 재무적투자자(FI)인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꾸려 쌍용차 인수에 나선다. KG그룹은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KG케미칼의 지난해 현금성 자산이 3600억원이고 계열사인 KG ETS의 환경에너지 사업부 매각 대금도 5000억원으로 다른 인수 후보보다 자금여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쌍방울그룹은 계열사인 광림이 KH필룩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쌍방울그룹은 KB증권의 쌍용차 인수 자금 조달 참여 계획 철회로 자본력이 충분한지 의심을 받고 있는데,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파빌리온PE는 금융기관 등과 컨소시엄을 꾸린다고 알려졌다. 이앨비앤티는 해외 투자 유치로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후보들의 의지는 분명해 보이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쌍용차는 이미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크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인수후보들이 생각하고 있는 적정가치와 채권단이 요구하는 수준이 너무 다르다는 점도 문제다.


인수후보들이 생각하는 금액은 4000억~6000억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반면 채권단에서는 회사를 정상화하려면 최소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은 5480억원에 달하는 회생채권에 대해 40∼50% 수준의 변제율을 요구하고 있으며, 산업은행 등 우선 변제의무가 있는 채권 3000억원에 신차 개발비용이 추가로 필요하다.

현재 원자재값과 직원 급여 등 운영비를 확보해야 생산라인을 돌릴 수 있는 상황이고 하반기에 출시할 전기차 J100 등 신차 개발을 준비하려면 당장 투자해야 할 비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와 채권금융기관이 제시하는 조건도 타이트하다. 이들은 쌍용차의 새 주인이 국내 자동차 산업구조를 선순환하고 지역경제와 일자리 유지에 보탬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딜이 제대로 성사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인수후보들은 "쌍용차의 기술력을 토대로 친환경차 부문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다면 기업가치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기술력, 점유율, 브랜드, 자산가치 등을 종합하면 쌍용차의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없다"면서도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 연료전지차 등 친환경 차량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어 쌍용차가 공략할 수 있는 잠재시장이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의 경우 아파트 단지나 관광시설내에서 쓰는 특화차량도 필요한 만큼 가격 경쟁력만 갖춘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지적이다.

인수후보들도 이번 실사에서 쌍용차가 개발중인 전기차 J100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데 큰 비중을 뒀다는 후문이다. 결국 J100의 가치가 딜의 성패로 이어질 전망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하반기에 출시될 중형 SUV J100를 비롯해 올 초 시장의 반응이 좋았던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까지 쌍끌이로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며 "막바지 테스트를 진행 중인데 일반 고객들에게도 충분히 통할 수 있겠다는 것이 내부 의견"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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