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에디슨EV 먹튀 논란' 잡겠다"…금감원, 불공정거래 10건 조사중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정혜윤 기자 2022.05.0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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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시중은행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05.03.[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시중은행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05.03.


#2021년 10월, 1조원 규모의 쌍용차 인수전에 에디슨모터스가 뛰어들자 코스닥 상장사 에디슨EV(옛 쎄미시스코) 주가가 급등했다. 당시 7000원대였던 주가는 한달 만인 11월 12일 장중 8만2400원까지 치솟았다. 에디슨EV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유일한 상장사로, 쌍용차 인수 자금 조달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에디슨 컨소시엄의 쌍용차 인수가 무산되자 뒤 주가조작, 먹튀 논란만 남겨졌다. 자금조달 창구인 에디슨EV의 의혹이 증폭됐다. 금융당국은 지난3월30일부로 거래를 정지시키고 에디슨EV에 대한 불공정거래행위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원이 에디슨EV사례와 같이 '롤러코스터' 주가로 투자자에 피해를 주고 주식시장 건전성을 헤치는 세력에 대한 대대적 단속에 나섰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4일 "테마주 형성 등 시장 분위기에 편승한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나타나고 있어 시장 질서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투자조합이 연관된 불공정거래 10건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최근 상장기업 인수를 통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본시장을 악용함으로써 시장의 신뢰성이 저하되고 투자자 등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특정테마주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주문한 뒤 한 달만에 꺼내든 강력 조치다. 자본시장을 악용해 시장의 신뢰성을 해치고 투자자에 피해를 입히는 불공정 주가조작 사범을 단호히 처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테마주나 M&A(인수합병) 호재를 이용해 일명 '급등주'를 만드는 주가 조작·부당 거래 정황이 많이 포착돼 조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가 급등락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막고 시장 건전성 유지를 위한 사정당국의 강력한 의지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조합의 형태로 상장사 인수전에 나서거나 비상장 회사와 결탁해 우회상장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주가조작, 부정거래 등으로 시세차익만 거두고 떠나는 세력이 있다"며 "뿐만 아니라 정치인, 업종, 원자재 관련 '테마주'로 포장한 뒤 시세를 조작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 원장은 공정거래 혐의가 발견되는 경우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과 협의해 철저히 조사하고 발견된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중 조치할 필요가 있다"며 이례적으로 집중 단속이 필요한 부정거래 유형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부실기업 인수를 통한 신사업 투자 등 호재성 미확인 정보의 공시 또는 언론보도로 사업내용을 과장 홍보해 주가를 올릴 가능성 △투자조합·사모펀드 등의 상장기업 인수과정에서 취득한 미공개정보이용 가능성 등이다.

'쌍용차 인수전 먹튀' 논란이 불거진 에디슨EV 외에도 최근까지 급등세를 나타낸 현대사료도 조사 대상이다. 비상장 종목 전용인 K-OTC 시장에 상장된 카나리아바이오가 코스닥 상장사인 현대사료의 M&A를 발표했다.

카나리아바이오는 특히 현대사료를 통해 코스닥 우회상장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러시아 전쟁으로 곡물가까지 급등하며 이중 테마에 올라탔다. 1월까지만 해도 1만4800원이던 현대사료 주가는 석 달 만에 17만4000원(사상최고가)까지 10배 가량 급등했다.

금감원 측은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했거나 특정 세력이 매집하고 매도하는 '이상징후'를 보이는 종목에 대한 심층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동시에 지분 공시 심사도 강화해 대주주 변동이나 투자조합의 상장사 지분 인수 등 여러 사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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