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끝나니 상해 봉쇄…발묶인 따이공, 엔데믹에도 못 웃는 면세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2.05.04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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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심천 등 대도시 봉쇄로 따이공 발 묶이면서 수수료율 치솟아…여행재개·'6·18 징동데이' 기대감↑

[상하이=AP/뉴시스] 6일 중국 상하이에서 보호복을 착용한 작업자들이 주민들에게 나눠줄 식료품 등을 트럭에서 내리고 있다. 코로나19 급증으로 봉쇄 중인 상하이는 사실상 무기한 전면 봉쇄에 들어갔다. 2022.04.06.[상하이=AP/뉴시스] 6일 중국 상하이에서 보호복을 착용한 작업자들이 주민들에게 나눠줄 식료품 등을 트럭에서 내리고 있다. 코로나19 급증으로 봉쇄 중인 상하이는 사실상 무기한 전면 봉쇄에 들어갔다. 2022.04.06.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이 다가오며 하늘길이 조금씩 열리고 있지만, 면세업계는 표정이 어둡다.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대도시 봉쇄가 지속되면서 '큰 손'인 따이공(代工·중국인 대리구매상)들의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베이징올림픽 폐막으로 다시금 따이공의 발길이 이어질 것이라 기대했던 면세업계는 상하이, 베이징 봉쇄로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력한 코로나19 조치를 취하는 중국 당국이 한달째 상하이 봉쇄를 이어가면서 면세업황이 침체된 상태다. 상하이는 중국 경제 수도로 따이공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지역이다. 코로나19 확산 전, 따이공은 시내면세점 매출의 70%, 공항을 포함한 면세점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현재는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따이공에 매출을 의존하고 있는 만큼 방문하는 따이공의 수가 급감하면서 면세업계의 매출도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전후해 몇달 간 중국 정부의 방역조치가 강화되고, 통관절차도 까다로워져 따이공 수요가 약화된 데 이어 선전에 이어 상하이까지 봉쇄됐고, 베이징 일부 지역에도 봉쇄조치가 내려지면서 회복 기대감도 낮아졌다.

입국 따이공 수가 적어지면서 이들의 몸값도 치솟았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따이공 알선수수료 등 리베이트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수익성이 더욱 악화했다"고 말했다. 매출 규모가 유지되더라도 영업이익이 급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호텔신라는 지난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분기 영업이익이 1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감소했다. 호텔신라의 사업 부문은 면세와 호텔&레저로 나뉘는데 면세 부문의 영업이익이 악화하면서 전체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 면세 부문 영업이익은 1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0% 급감했다. 영업이익률도 올 1분기 1.4%로 지난해 같은 기간 3.7%에 비해 낮아졌다.

면세업계는 중국 내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고 있어 방역 완화가 이뤄져야 턴어라운드가 될 것으로 본다. 특히 6월18일 다가오는 중국 상반기 최대 온라인 쇼핑 축제인 '6·18 징동데이'을 맞아 따이공이 유입되기를 바라고 있다. 항공사의 증편으로 저마진 고객인 따이공 대신 일반 여행객의 수요에도 기대를 건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정부가 5월부터 국제선 노선을 주 100회씩 증편하고, 각 항공사는 노선을 재개하고 있다"며 "내국인의 해외여행과 면세쇼핑이 활성화되면 마진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고려해 선제적으로 해외 신규 출점을 하기도 한다. 롯데면세점은 오는 5일 호주 시드니에 시내 면세점을 새로 오픈한다. 2020년 6월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개점 이후 683일 만의 신규 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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