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빌딩 옥상에 통신사 5G 기지국 안테나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30일 SK텔레콤 (51,000원 ▼100 -0.20%)·KT (34,250원 ▼400 -1.15%)·LG유플러스 (9,760원 ▼20 -0.20%) 등 이통3사로부터 5G 주파수 할당조건 이행실적 보고서를 제출받았으며, 앞으로 기준에 따른 점검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5G 기지국은 3.5GHz(기가헤르츠)와 28GHz로 나뉘는데, 앞서 정부는 이통사별로 작년 말 기준 3.5GHz는 2만2500개, 28GHz은 1만5000개의 의무 구축을 주문한 바 있다. 최소 10%를 달성해야 하는 만큼 이통3사는 3.5GHz는 2250개, 28GHz는 1500개를 넘겨야 주파수 할동 취소 처분을 면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28GHz는 △SK텔레콤 1605대(10.7%) △KT 1586대(10.6%) △LG유플러스 1868대(12.5%) 등에 불과했다. 합계 5059대로 구축 의무 대비 11.2% 수준인데, 실제 이중에서도 4578대는 지하철 28GHz 와이파이 기지국을 이통3사가 공동 구축한 뒤 이를 각각의 구축 대수로 중복해서 인정받은 결과다. 공동 기지국을 빼면, 3사의 28GHz 기지국 각각 수십~수백대 수준으로 10% 기준에 턱없이 못 미친다.
과기정통부는 이통3사 보고서를 서면·현장 점검해 망 구축 최소 요건을 달성했는지 확정하고, 이후 평가위원회를 거쳐 제재 여부를 결정한다. 과거에는 점검에 8개월 정도 걸렸지만, 과기정통부는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이번에는 평가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입장이다. 최우혁 전파정책국장은 "기준에 입각해 엄격한 평가가 이뤄지도록 점검 절차를 관리하고, 이통3사가 의무를 미이행한 것으로 평가되면 원칙에 따라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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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는 28GHz 대역 서비스는 세계적으로 대중적 상용화에 성공한 사례가 드물고, 주파수의 기술적 특성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어려운 만큼 현재의 기지국 의무 구축 정책은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항변한다. 반면 정부는 사람이 모이는 핫스팟 또는 지하철 와이파이 구축 등의 대안을 고려하면 의무구축이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주파수 이용 기간 만료가 내년으로 다가온 만큼 시장 상황과 기술적 대안을 고려한 정책 전환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서면 질의답변서에서 "28GHz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 발굴 등 조치가 필요하다"며 "할당조건 미이행에 대해서는 점검 기준 등에 따라 평가해 원칙대로 조치할 필요가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