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신 공장 투자로 LS일렉트릭은 베트남 전력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LS일렉트릭은 1990년대 중반 국내 전력 기업 중 가장 먼저 베트남에 진출한 후, 저압 전력기기 시장 점유율 35% 이상을 차지하며 2013년부터 쭉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이에 LS일렉트릭도 저압 전력기기에서 더 나아가 수익성이 높은 전력시스템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투트랙 전략을 세웠고 박닌 신 공장이 그 산실로 낙점됐다. 하노이 공장의 생산 라인이 저압 전력기기 위주였다면, 박닌 공장은 GIS 등 하이엔드 제품과 배전반 등 전력시스템 사업의 비중이 확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공장 확장 이전은 LS일렉트릭이 저압 전력기기 시장에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단품 시장을 넘어 고압 시장까지 진출하겠단 의미"라고 설명했다.
박닌 공장 확장 이전은 LS일렉트릭의 글로벌 시장 공략 전략과도 맞물린다. 신 공장을 미얀마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전력 솔루션 생산과 판매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얘기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회원국으로, 역내 수출 관세를 면제받을 수 있는데다가 라오스와 캄보디아 등 성장성이 큰 내륙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다. 2020년 기준 아세안의 국내총생산(GDP)는 3조1062억달러(3934조23억원)으로 세계 5위 규모다.
LS일렉트릭은 앞서 2020년 구 LS산전에서 현재 사명으로 변경하며 해외 매출 비중을 끌어올리겠단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당시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은 "LS일렉트릭의 지속가능성장은 결국 글로벌 시장을 통해 극복할 수 밖에 없다"며 "(해외 시장 공략을) 핵심이자 필수 요소로 삼아야 한다. 과감한 투자와 도전으로 베트남 시장 1위를 넘어 아세안 지역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사업 개발 속도를 내기 위해 지난해 말 글로벌 CIC(사내독립기업)을 설립하기도 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전력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는 모습"이라며 "생산라인 현대화와 라인 증설로 박닌 공장을 동남아시아 전력 시장 진출 교두보로 삼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